경찰청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살인구는 해마다 급증한다. 2000년 1만1,794명에서 2001년 1만2,277명, 2002년에는 1만3,055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2004년 현재까지 하루 평균 36명꼴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자살 사유는 생활고에서부터 사업실패, 이혼 등 다양하다. 정신과 의사들은 상대방에 대한 복수로서의 자살, 재결합을 기원하는 자살, 다음 생에서의 새로운 탄생을 바라는 자살, 자기응징으로서의 자살, 현실도피적 자살 등으로 유형을 나누지만 어디까지나 분석을 위한 분류일 뿐이다. 남은 사람들도 힘들다.

가족과 친구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크게는 사회공동체로 화살이 돌아간다. 죽은 사람을 두고 도덕적 비난을 하기도 어렵다. 정신과 의사들은 자살의 뿌리에는 우울증이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인화성이 강한 우울증에 신병이나 경제적 곤란, 무력감과 미래의 희망 부재가 도화선이 돼 자살의 격발에 이른다. 실제 자살을 기도하는 숫자는 자살에 성공하는 이들의 10배가 넘는다. 감기가 호흡기에 생긴 병이라면 우울증은 뇌의 질병이다. 말 그대로 이유 없이 슬픈 병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가 떨어져 생긴다. 남성은 10명중 1명, 여성은 5명중 1명 꼴로 평생 크고 작은 우울증에 시달린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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