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숙 UN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7일 대표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2094호 결의안은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결의안으로 금지활동과 결의위반, 제재회피와 관련된 북한발 북한행 품목에 대해서 공급, 판매, 이전 등을 방지하는 캐치올(catch-all 그물망) 조치가 특기할만하다”고 밝혔다. 김 대사(가운데)가 안보리 회의장에서 수잔 라이스 미국대사와 리바오둥 중국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욕=뉴시스>(사진=주UN한국대표부 제공)
 “북한은 다시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더 깊은 수렁과 파멸의 길은 북한에 달려있다.”

김숙 UN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7일 대표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2094호 결의안에서 주목할 것은 금수및 수출통제”라면서 “금지활동과 결의위반, 제재회피와 관련된 북한발 북한행 품목에 대해서 공급, 판매, 이전 등을 철저하게 막는 캐치올(catch-all 그물망) 조치는 특기할만하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을 비롯한 모든 핵활동을 안보리 결의위반으로 특정한 것을 비롯, 의심화물 적재항공기의 이착륙 영공통과 불허, 위반활동 관련 금융서비스 제공금지 의무화, 북한은행의 회원국내 신규활동 금지촉구 등 '가장 강력하고 가장 포괄적인' 결의안으로 평가했다.

이어 “자산동결이나 여행금지 등 제재를 받는 단체 2개와 개인 3명을 추가해 총 31개로 늘어났다”면서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외에도 이들의 대리자나 하수인에 대해서도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숙 대사는 “지난 2월 12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7일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 뉴욕과 서울 북경 모스크바간 양자적 협의가 계속됐고 저 또한 라이스 미국대사와 야간 및 휴일에도 회의하고 리바오둥(李保東) 중국대사 등 주요 이사국 대사와 협의를 가졌다. 신동익 차석대사 차원에서도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그간의 과정을 술회했다.

김 대사는 “미국 중국 모두 협의과정에서 이번 사안의 엄중성에 대해 시각이 일치했으며 협상의 밀도가 아주 강했다”면서 “우리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2월중 처리를 목표했지만 시간적인 요소보다는 형식과 내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신동익 차석대사를 비롯한 한국대표부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다음은 김숙대사와의 일문일답.

-결의안 내용이 만족스럽다고 했는데

“가장 포괄적이고 가장 강력한 내용이다. 한미간에 긴밀한 공조 협조관계를 확인했고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삼각공조의 일원인 일본과도 긴밀히 협의했다. 중국도 이번 3차핵실험에 대해 분노하고 깊은 좌절감을 갖고 있다. 중국은 북한이 설득을 끝까지 거부했다는 것에 대해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강화된 인식이 결의안 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 아침에 리바오둥 중국대사가 ”우리는 원칙에 책임을 느끼는 나라다“라고 언급한 것도 그 이유다.”

-결의안 도출까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모든게 다 힘들었다. 일반적으로 한미의 기본 입장은 북한으로 하여금 철저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중국의 입장은 북한의 불법행위애 대해 댓가를 치러야겠지만 그 결과가 초래할 한반도의 불안정, 긴장고조는 좀 피해야 하지 않느냐는 시각차이 때문에 양국간의 많은 토의가 있었다.”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의 개별 제재 계획은 어떤가

“미국과 일본이 나름대로 조치가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지만 다른 나라 입장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도 북한에 대한 기존의 양자적 제재가 있지만 이번 결의안의 내용을 적용해야 하는 부문이 많을 것으로 본다. 정부가 관련부처 회의를 통해 국내적으로 이행하는 후속조치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제재가 강화됐지만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의 이행의지가 중요한데

“중국의 의지에 대해선 오늘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고 중국대사가 ”우리는 원칙을 철저히 중시하는 나라“라고 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늘 처음 얘기한게 아니라 그간 몇차례에 걸쳐 강조한 부분이다. 중국은 안보리 이사국중에서도 상임이사국이다. 다른 이사국보다 결의안을 훨씬 막중하게 받아들이고 이행할 것이다. 모든 회원국들 또한 법적인 의무를 갖고 이행해야하기 때문에 의지를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결의안 채택과 관련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데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우리 정부의 정책중 하나가 남북대화를 통한 신뢰회복이다. 우리 정부는 절대 대화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위반에 대한 처벌조치를 내린 날인만큼 대화에 관해 생각할때는 아니라고 본다. 북한의 잘못에 대한 처벌조치를 어떻게 이행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북한 외교관에 대한 감시는 어떤 내용인가

“북한 외교관에 대한 일거수 일투족을 24시간 감시하려면 각 나라가 '일거수일투족 감시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뜻이 아니라 여태까지 느슨했던 부분, 즉 외교적 영사적으로 포괄적으로 인정되던 사항과 관련해 주의를 기울이고 관찰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사치품 금수항목에 요트나 경주용차 등이 있는데 실질적인 고통을 주는건지..어떤 상징성이 있나.

“김정일 생존시 북한이 유럽에서 수천만달러의 요트 두척을 수입하려 했다가 차단되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 공식적으로 안보리에 금수 사치품 예시목록을 명문화한 것은 앞으로 관련 사치품목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러시아 국영라디오방송에서 오늘 결의안을 유엔 제재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표현했는데

“현재 유엔이 결의한 제재가 15개인데 전체적으로 가장 강도 높은 두가지가 북한과 이란제재다. 어떤 건 북한쪽이 강하고 어떤건 이란쪽이 강하다. 이번 결의안에서 그동안 북한쪽이 약했던 부분을 이란쪽에서 원용했던게 있다. 러시아쪽에서 최고강도라고 했다면 틀린 말은 아니다.”

-제재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제재무용론이 있다

“안보리 제재 결의 자체가 북핵문제를 궁국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속도를 늦출수 있고 안보리 지속적인 결의를 위반하면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는 것을 북한 지도부에 인식시키는 효과가 있다. 불편과 고통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한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제재와 실패한 제재가 있으며 아직 평가할 수 없는 제재가 있다. 제재를 가하는 쪽보더 제재를 받는 쪽에서 어떻게 느끼는지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북제재가 겉으로 잠잠하게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북한에 많은 파장과 영향을 준다고 본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피력했는데 힐러리 전 국무장관과 대북정책에 관한 온도의 차이가 크다. 미국의 대북정책을 완화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자꾸 남의 나라 입장을 대변하라고 하면 거북하다. 그건 표현의 차이일뿐이지 미국 정부 정책의 변화는 아니다. 대통령이 그대로 있고 나머지 국가안보팀이 그대로 있는데 국무장관 한사람으로 미국의 정책이 변화가 있는건 좀 과잉 아니냐. 클린턴 장관이라고 무조건 북한을 제재의 막다른 골목으로 끌고 가려는게 아니었고 케리장관도 그런 발언을 했다면 궁국적인 목적은 북한을 끌어내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오도록 촉구하는 또다른 표현의 하나라고 본다.”

<뉴욕=뉴시스> robin@newsis,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