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vs 증권사, 직원들 성격 왜 다를까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소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양대산맥이 은행과 증권사다. 그런데 같은 금융권이면서도 은행과 증권사는 두드러진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은행은 자금을 중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본질적 기능에 따라 위험 관리에 주력 한다. 반면 증권사는 수수료를 받고 직접 연결을 중개할 뿐 거래에서 발생되는 위험에 대한 책임이 없다.

즉, 은행은 보수적으로 운영해도 기존 예금과 대출이 지속돼 계속해서 자산이 불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상명하복식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순종형 인재를 선호한다.

그러나 증권사는 항상 기업공개(IPO)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주식 중개로 수수료를 받아야만 수익이 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로 인해 순종형보다는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개척형 인재만 살아남는 식이다.

이런 연유로 은행과 증권사는 상호 인력 이동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간혹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옮기는 경우는 있으나 반대의 경우는 찾기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간 CEO 중 대표적으로 곤욕을 겪은 사례가 있다. 앞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 시절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로 1년 만에 회장 자리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황 전 회장이 은행장으로 재직했던 2005~2007년 고위험 상품의 투자를 무분별하게 지시했다며 2009년 황 전 회장에게 3개월의 ‘직무정지 상당(현직에 있었다면 직무정지에 상당하는 제재)’을 내렸다. 이에 맞서 황 전 회장은 금융위를 상대로 제재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결국 3년 만인 지난달 14일 대법원의 판결로 직무정지 상당은 취소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장 출신으로 우리은행장에 올랐던 황 전 회장이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1년에 30%씩 3년 동안 90%의 수신고를 늘린 것만 봐도 증권사와 은행의 차이를 알 수 있다”면서 “결국 증권사식 영업방식이 은행의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넘어서면서 탈이 나 고생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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