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 확인…매수시기에 대한 고민 필요

중국 굴삭기 시장이 관건, 2분기 시선고정
선제적 대응 필요 vs  정확한 타이밍 봐야

▲ <사진=뉴시스>

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네 번째 기업은 두산그룹 계열의 건설중장비업체 두산인프라코어다.

두산인프라코어(사장 김용성)는 1937년 조선기계공작소로 시초를 다졌고 1963년 국영기업체인 한국기계공업(주)으로 발족했다. 이후 2005년 1월 두산중공업(주)에 인수됐고 같은 해 4월 29일, 두산인프라코어(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요 사업은 건설중장비, 산업차량, 공작기계, 엔진소재 및 부분품의 생산과 판매로서 취급품목에는 굴삭기, 지게차, 휠로더, 타워크레인, 디젤엔진, 공작기계, 콘크리트펌프트럭 등이 있다.

▲ 주요 증권사 목표주가 <자료=네이버 증권>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펀더멘털 바닥은 지난해 4분기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센티멘털 바닥 역시 올해 1분기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또한 성수기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호조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은 ‘매수’로 일치했고 목표주가는 1만 원대 후반에서 2만 원 초반대를 유지했다. 다만 매수시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엇갈렸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을 판가름했던 중국 굴삭기 시장은 5521대를 기록해 전년 2월 1만5147대 대비 63.6%가 감소했다. 2월 춘절로 인해 영업일수가 전년에 비해 절반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1~2월 누적 기준 시장 규모는 전년의 2만23대 대비 50.8% 감소한 9845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굴삭기 판매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3월 들어서도 중고차가 먼저 소진된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적 상승은 더욱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은 중국 굴삭기 시장이 4월경 최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공작기계도 2월 이후 수주가 회복되고 있어 2분기 이후 서서히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6일 두산인프라코어를 탐방한 동부증권도 지난 1월과 2월 각각 321대와 460대로 부진했던 중국에서의 굴삭기 판매가 3월 판매에서는 최대 1500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의 확대와 함께 주가 상승에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매수 시기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매수시기를 바라보는 시점에 대해 성수기 효과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약 32.3% 하락한 이유는 중국에서의 굴삭기 판매 부진 때문이다”며 “그러나 지난해는 춘절이 1월(올해는 2월)에 있어 상대적으로 성수기 출발이 빨랐다. 중국 굴삭기 판매로만 본다면 지난해와 대비해 올해 3월은 격차를 좁히고 4월에는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로컬업체의 약진 지속과 엔저에 따른 일본 업체의 시장점유율(M/S) 상승이 우려되나, 인프라투자 증대에 따른 굴삭기 수요 상승을 우선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과 신흥 시장에서의 굴삭기 판매도 민첩한 판매전략으로 개선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연구원의 공격적인 권고와는 다르게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전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투자 시점을 중국의 굴삭기 판매가 전년 동기와 대비해 플러스 성장을 시작하는 시점으로 판단했다. 더욱이 2분기에도 의미 있는 플러스 성장이 없을 경우, 투자 시점은 더 뒤로 늦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 매출에서 중국굴삭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0% 초반에서 올해 13%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 한다”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 개선 폭이나 향후 증가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지역은 중국이라는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2분기의 시작점인 4월, 투자자들은 ‘투자’와 ‘기다림’ 사이에서 첫 번째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1월 이후 석 달 만에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례 발행이기 때문에 주가변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 많지만 회사채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남아있는데다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 기관들의 관심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달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달 11일 3년 만기로 1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달 4일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두산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요예측에 참여해 약 500억 원 가량을 인수, 측면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은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회사채 인수 기능을 갖고 있으나 이번에는 직접 수요예측에 참여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은 지난 1월 두산인프라코어가 회사채를 발행할 때 인수단으로 참여했지만 기관 수요가 몰리자 물량을 전혀 챙기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15∼0bp)’ 수준이 예상된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개별민평금리는 3.92%다. 같은 날 신용등급 ‘A’인 회사채의 민평금리가 3.32%인 것을 감안하면 절대금리는 높은 수준이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월에도 금리밴드를 투자자 눈높이에 맞추는 ‘겸손함’을 보여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친 바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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