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비주류 양측의 대립이 상대방을 몰아세우는 계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노 주류측으로부터 총공세를 받고 있는 김한길 의원은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남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당원, 대의원 여러분께 김한길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결국에는 민주당의 당대표로 선택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다음은 김한길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당 혁신으로 ‘이기는 민주당’ 만들겠다

- ‘경청프로젝트’를 통해 받은 질문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나?
▲ 대선패배 이후 주위 동지들부터 시작해 지방을 돌며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민주당, 이대로는 안 된다’, ‘민주당 당원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등 계파패권주의로 얼룩진 대선과정과 어이없는 패배, 그 이후 민주당의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한 당원과 지지자의 상처가 묻어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 민주당 자강론의 핵심은 무엇인가?
▲ 자강론, 즉 혁신은 민주당이 하나로 힘을 뭉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하나로 뭉친 민주당이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구현하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바뀌고, 이 정당의 기반위에 지지 세력과 우호세력을 더해가는 더 큰 민주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이기는 민주당’으로 재탄생 할 수 있을 것이다.

-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주장한 ‘당 혁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듣고 싶다.
▲ 민주당 혁신의 시작은 모든 민주당원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우리 가슴에 달린 친노니 비노, 주류니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을 다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만을 다 같이 달고 하나로 힘을 모아 혁신에 나서게 만들 것이다.  민주당이 하나로 뭉쳐 독하게 혁신해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고, 여기에 노동세력과 시민세력 등 외부세력을 더해 ‘더 큰 민주당’이 되어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선거에서 ‘이기는 민주당’이 될 것이다.
지난 4월 9일 <당원과의 약속, ‘이기는 민주당’ 혁신 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전국을 돌며 진행된 ‘경청투어’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이는 내 구상이 아니라 당원들의 소중한 목소리다. 이것이 끝은 아니며 당원들과 치열한 토론을 벌이며 혁신방안을 완성할 것이다. 민주당 혁신의 주요내용은 제1과제 ‘조직 혁신’, 제2과제 ‘정책 혁신’, 제3과제 ‘인물 혁신’이다. 특히, 계파정치 청산과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당직 직선제’를 도입하고,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전 당원투표제’를 도입하여 ‘당원이 주체인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중앙당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는 구조 개혁을 통해 민주당을 ‘풀뿌리 정당’으로 만들고자 한다. 정책 부분이 훨씬 더 강화돼야 된다.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지양하고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부터 정책으로 해결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책연구원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조직 혁신’은 △당직 직선제 도입 △민주당 구조 개혁으로 중앙당 역할 재조정,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의 권한과 역할 강화 △지역 (가칭)‘민주시민센터’ 설치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정당 만들기 △당의 사회적 기반 확대 등이다.
‘정책 혁신’은 △생활밀착형 민생정당 만들기 △정책정당 플랫폼 만들기 △민주정책연구원의 위상과 역할 강화 △정책 전당대회 혹은 정책박람회 개최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빅 데이터’ 적극 활용 등이다.
‘인물 혁신’은 △민주당의 미래를 책임질 리더 육성 발굴 △다양한 분야의 인재영입을 통해 당의 역량 강화 △공천제도의 획기적 개선 등이다.

친노 주류 단일화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어

안철수와 회동은 정치상황 보고 결정

- 강기정, 이용섭 후보의 단일화가 될 것으로 보는가?
▲ 단일화는 정치적 명분이 좋아야 한다. 내가 책임지고 뛰었던 선거인 97년 대선에서 DJP연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50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명분이 더 컸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협상에서도 ‘정권재창출’이라는 명분이 있었기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단일화는 당권을 장악해온 막강한 세력이 뭉쳐서 다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것을 본 국민들이 ‘정말 민주당 정신 못 차렸구나’라고 할까봐 걱정이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 당의 혁신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 하지만 ‘反 김한길’세력이 만들어지는 등 혁신에 대한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당대표가 된 이후 친노 주류와의 향후관계 설정은?
▲ 민주당이 하나로 뭉쳐 혁신에 나서자고 당대표에 출마한 것이다.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와 같은 계파를 상정하고 당무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파와 무관하게, 계파를 초월해 당의 각 개인이 갖고 있는 특징과 개인적인 역량에 맞는 자리에 배치하고 당무에 집중할 것이다.
- 안철수 의원과 경쟁자이자 협력관계에 있다. 당대표 된 이후 안 의원과 회동 가능성은?
▲ 지금 안철수 당선자를 지지하는 분들도 그렇고 대다수 야당 지지세력은 원래 예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하던 분들이다. 그러다 민주당에 실망하고 안철수 당선자에게 희망과 기대를 보내고 계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제대로 혁신하고 변화한다면 그 분들 상당수를 다시 우리가 껴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안철수 개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에게 기대하는 국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철수와의 회동은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다.

<<김한길 의원 Profile>>

- 1953. 9. 17
- 서울 덕수초, 대광중, 이대부고 졸업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작가, 칼럼니스트, 방송인
·15, 16, 17, 19대(4선, 광진갑) 국회의원
·국회 문화방송체육통신위원회 위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1999)
·37대 문화관광부 장관(2000)
·열린우리당 원내대표(2006)
·민주통합당 최고위원(2012.6)
·17대 건설교통위원장, 국회 운영위원장
·16, 17대 총선 기획단장·본부장
·16대 노무현대통령 당선자 기획특보
·15대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대변인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1982), 중앙일보  
  미주지사 편집국장, 지사장(1985)
·방송위원회 대변인·기획국장·
  사무총장(1987~1988)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
  (2012), 명지대학교 초빙교수(2012)
·(사)대한핸드볼협회 회장(2005)

안은혜 기자 iamgrac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