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잘 팔리는데 홍삼이 안 팔리네

기업의 재무요인과 경제요인에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주가다. 물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어떠한 흐름을 보였으며 향후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열 번째 기업은 2002년 민영화를 완료한 KT&G다.

뱃값 인상 호재…2분기 완만한 회복
죄악주 이점 극대화…   단기매수 유효

KT&G(사장 민영진)가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올렸지만, 담배 세금 인상에 대한 향후 기대감을 버팀목으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KT&G가 이익안전성이 우수하다”는 증권사의 분석이 주목된다. 홍삼의 판매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과 세금인상으로 인한 역효과는 한번 정도 되짚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함께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졌다. 한쪽에선 2분기 이후 담배 세금 인상으로 인한 실적 회복세를 가늠하는 한편, 아직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삼의 부진과 관련해서도 실적 회복과 지속적인 부진 사이에서 의견이 교차했다. 

우선 2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목표주가를 9만2000원으로 유지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유지를 권고한 한국투자증권은 KT&G에 대해 “주가는 하반기 세금 인상 기대와 배당 메리트(전년도 주당 배당금 적용 시 배당수익률 4.1%)를 버팀목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해외 담배 및 홍삼 부문 실적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담배 부문에 대한 점유율 가정 상향 조정에 따라 전체적인 이익 추정치 변동은 미미하다”며 목표주가 8만8000원, 투자의견 매수유지를 지켰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출시된 담배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경기 요인에 의해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연평균 점유율은 62.5%로 전년대비 0.5%p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삼 역시 기능성이 강화된 신제품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에서도 가공품의 비중이 상승해 원가율이 개선된 점을 고려한다면 이익 훼손이 마무리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가가 이미 급락해 있고, 연말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담배세금 인상이 실현될 경우 ASP도 함께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투자 메리트가 존재한다”며 “따라서 비수기를 지난 주가는 하반기 세금 인상 기대와 배당 메리트(전년도 주당 배당금 적용 시 배당수익률 4.1%)를 버팀목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담배 부문에서는 내수와 수출의 희비가 교차됐고, 홍삼 부문은 국내외 공히 소비심리 위축 및 경기 둔화로 부진했다”면서도 “올해 1분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부진했던 해외 담배 부문의 실적이 향후 안정화되고 2분기 이후 해외 담배 부문 점진적 정상화 시 국내 담배 부문의 견고한 성장성과 이익 창출력에 대한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해외 담배 및 홍삼 부문 실적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담배 부문에 대한 점유율 가정 상향 조정에 따라 전체적인 이익 추정치 변동은 미미하다”면서 “현 주가는 2013년 기준 주당순이익 13.6배 수준으로 음식료섹터 평균 대비 약 20% 할인된 상태다. 현 주가는 최소 배당수익률 4.2% 수준으로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투자의견 유지와 목표주가 9만2000원을 내놓으면서도 “실적이 저점을 통과하는 중이나 당장 의미 있는 실적회복세가 나오기는 아직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말해 이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해외 담배 재고조정, 홍삼부진 지속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며 “담배세 인상논의는 아직 효과를 장담할 수 없고 실적회복세가 나오기는 아직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연구원은 “담배소매가와 출고가 인상가능성은 담배 세인 상안이 국회에서 논의 단계이고 변수가 많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해외 담배와 홍삼의 회복시점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데, 2분기부터 의미있는 회복세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짚었다.

더불어 “해외 담배는 러시아 매출이 회복되겠으나, 이란 수출은 현지 매크로변수의 호전을 장담하기 어려워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고가 제품 특성상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국내외 경기회복이 선행 돼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실적이 꾸준하고 고환율이 유리한 사업구조여서 방어주성격에 기반한 단기매수 측면에서는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향후 눈여겨봐야 하는 것 중 하나는 경기 개선 여부에 따른 KT&G의 주가 변동이 될 전망이다.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증시에서 죄악주가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죄악주란 사람의 육체와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사업 분야와 관련된 종목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술, 담배, 도박 관련 기업이 주축을 맡고 있으며 대부업체나 방위산업체가 포함되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기업의 강세는 불황일수록 찾아오는데 아직까지 유독 KT&G 만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까지 KT&G의 주가 부진 이유로 홍삼 부문 실적 부진이 지적된 가운데 서서히 회복세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의 주가 움직임에 ‘죄악주 이익’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2분기에는 KT&G도 죄악주라는 이점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하지만 물론 KT&G 스스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선행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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