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중매쟁이 ‘사랑의 오작교’

본 기사와 관련없음.
영세하게 운영되는 결혼중매업체
현금 결제 유도해 피해자 속출

[일요서울ㅣ이광수 기자]결혼이 이루어지도록 중간에 소개하는 사람을 중매쟁이라 부른다. 예전엔 동네 중매인이나 친인척 등이 중매쟁이 노릇을 했었다면, 이제는 다르다. 결혼중매업체가 등장하면서 커플매니저라는 직업이 생겨났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픽업아티스트’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 직접적인 소개를 벗어나 간접적으로 이성과의 연애 노하우를 전수하기 까지 한다. [일요서울]은 이성간의 연애부터 결혼까지 중간역할을 하는 ‘마담뚜’의 진화과정을 조명해 봤다.

마담뚜는 부유층이나 특수층을 상대로 하는 직업적인 여자 중매쟁이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현대에 이르러 마담뚜는 결혼중매업체, 커플매니저, 픽업아티스트로 끊임없이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결혼정보업체들이나 맞선 사이트들이 ‘회원 알바’를 통해 맞선을 진행하고 소개비를 받는 경우도 있다.

또 암암리에 이뤄지는 중매쟁이들은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가 집안의 경제적인 사정을 부풀려서 전달하고, 상대 남성에게는 “여성 집안이 잘사니 집 한 채는 해줄 것”이라고 속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결혼중매업체 종사자에 따르면 “양가의 부모들과 잘 알고, 신뢰가 두터운 사람이 아닌 이상 개인 중매쟁이를 찾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직원 고용해 맞선 주선 사기결혼 우려

대형 결혼중매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결혼중매업체는 ‘회원알바’를 통해 맞선을 주선해야 할 정도로 영세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결혼중매회사 등 영세한 업체들은 자체 회원 등록이 어려울 경우 대학교 졸업앨범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거나, 이도 여의치 않으면 여성 직원을 고용해 맞선을 보도록 하는 일명 ‘회원 알바’를 두고 남성과 맞선을 주선한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만남이 성사될 경우에도 신원이 확실치 않아 사기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에 소개비를 내고 맞선을 보는 남성들은 대부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언젠가는 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만남을 갖는다고 호소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맞선 사이트’는 더욱 음성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소셜데이팅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마담뚜’ 사이트는 무료가입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 이성과 대화를 하려면 현금 결제를 해야한다. 회원 여성의 사진을 공개하고 여성과 10번까지는 무료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한 다음, 이후 부터는 충전식으로 쪽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해 결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 대부분은 '회원 알바'를 통해 운영되는 것으로 결제를 한 뒤 전화번호를 묻거나 만남을 요구할 경우부터는 상대여성이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다반사다. 고용된 알바생들이 결제를 하도록 대화만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이트에 등록해 일주일에 십여만원 이상 현금결제를 했다고 밝힌 A씨(28?남)는 “만나는 장소를 이야기하면 꼭 결제를 하라는 안내가 나온다”며 “처음에는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다가 결국에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로부터 피해자가 늘어나자 해당 사이트는 주소를 바꾸고 영업을 중단했지만, 또다시 비슷한 영업방식으로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기는 상황이다.

피해자가 속출해도 처벌은 어려운 실정이다. 일단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단속이 들어가면 사이트를 폐쇄해 또 다른 사이트를 만드는 형식으로 옮겨간다. 또한 홈페이지에 있는 사업자 등록번호도 폐업한 사업장의 것을 가져다 쓰는 것으로 알려져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프리미엄 받는 외국계 금융맨 인기 높아

이처럼 결혼정보업체 시장이 1000억원대로 확장되는 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 결혼전문업체는 700~800개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진지한 만남을 기대하는 고객들의 보호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항간에는 결혼업체를 통해 급이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어 우호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A결혼업체의 커플매니저는 “최근 언론을 통해 외국계 금융맨들의 연봉 등이 알려지면서 콕 찝어 그들과 만나보고 싶다는 여성 가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일부 외국계금융맨들이 한국계금융맨보다 연봉에서 더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데다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보다 개방적 사고를 갖고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B결혼업체의 커플매니저는 “커플매니저를 현대판 중매쟁이라고 한다. 여기서 ‘현대판’이라는 건 방대한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고객의 이상형을 골라내고, 수십가지 조합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선별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커플매니저에게는 예전 ‘중매쟁이’들의 강점도 필요하다. 그 사람이 하는 ‘말’보다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장점을 잘 설명해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커플매니저들이 밝힌 요즘 결혼 트렌드는 자유롭게 싱글 라이프를 좀 더 즐기다가 ‘때가 되면’혹은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하겠다는 이들이 대다수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결혼정보회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부부’를 넘어 ‘가족’을 이룰 두 남·여의 중간다리 역할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감은 막중할 것이다. 


 

노하우 전수 결혼까지 성사 

일반적인 연애상담사들이 연애에 서툰 남녀를 상대로 이성에게 호감을 어떻게 줄 수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노하우를 전달한다면,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일부 픽업아티스트(pick up artist)에 대한 시각은 찬반이 엇갈린다. 픽업아티스트는 남성을 대상으로 여성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온·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통상 온라인 수업료는 30만원, 오프라인은 50만~200만원 선이다. 일부 유명 픽업아티스트는 한 달 수강료가 1000만원에 이른다. 국내 최대 픽업아티스트 인터넷 커뮤니티인 ‘마ㅇㅇ’에 소개된 유명 픽업아티스트의 강연 프로그램은 3일에 무려 187만원이다. 패션컨설팅, 이론강의, 시나리오 훈련, 실전 픽업 트레이닝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건방지고 재밌는(Cocky & Funny) 남자가 되어야 니(여자)가 나(남자)를 원하는 ‘니나원’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며 수강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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