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안정성이 높은 33m²(10평) 이내 ‘소형 점포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 점포에 비해 투자비가 적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나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큰 ‘초보 창업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기존에 자영업을 운영하다가 매출 부진으로 점포를 정리하는 사업자들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며 “추가 투자 여력도 없어 투자비가 적게 드는 33m²이내의 점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형 점포는 투자비가 적어 실패에 따른 부담이 적고 대형 점포에 비해 투자비 회수가 빠르다. 또한 시설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도 최소화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고정비 절감 효과도 있다. 고정비 중 비중이 높은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소형 점포의 경우 1인 운영이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1명을 추가 투입해 운영이 가능하다.
33m² 매장 창업의 점포구입비는 보증금과 권리금을 합쳐 5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가 평균적이다.
소형 점포 업종을 분석해보면 주택가 곳곳에 위치한 ‘소형 슈퍼마켓’, ‘분식집’,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치킨 집’, ‘화장품 판매점’ 등 다채롭다.
기존 ‘허름한 가게’의 이미지를 벗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메뉴, 판매 상품에 전문성을 더한 새로운 소형점포 창업아이템들이 등장해 주목받으며 진화하고 있다.

작지만 경쟁력 강한 업종 많아

셀프형 우동전문점 ‘이나리소바와우동(www.inari.co.kr)’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33m² 점포 아이템으로, 맛있고 빠른 음식, 고품질 저 단가라는 ‘메스티지’ 전략을 지향한 것이 특징이다.

▲ 이나리소바와 우동

‘가쓰오 우동’에서부터 ‘온센란우동’, 토마토소스와 쫄깃한 우동 면발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토마토우동’, 매콤한 고추장을 베이스로 조리되어 나오는 ‘순두부 우동’ 등 이색 우동 메뉴를 평균 2900원에서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나리소바와우동 압구정점 양교의 점주(37·여)는 “압구정동 인근 일반 일본식 우동 전문점의 메뉴 가격대는 7000 ~8000원대로 비싼데 비해 다양한 우동을 3000~5000원대로 판매하고 있어 작은 매장에서도 알찬 소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하루 매출은 100만 원이 넘는다.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점업계에서 크림생맥주와 다양한 안주요리를 2000~3000원의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 스몰비어전문점 ‘바보비어(www.babobeer.co.kr)’ 또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바보비어

매장 평균 크기는 33m²대로 점포는 인테리어비와 주방 집기비 등을 다 포함해 점포 구입비를 빼고 5000만 원 정도에 창업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의 또 다른 강점은 가격을 중시하면서도 힐링과 품질, 서비스의 균형을 맞췄다는 점이다. 쉼터 역할을 강조해 소비력이 뛰어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인 20~30대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셈이다.
인테리어는 일본식 이자카야와 한국식 선술집 문화를 결합해 고급스러움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검은색 반투명 유리와 화산석 건축 자재로 실내 벽을 장식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고, 은은한 주황빛 조명을 로맨틱하게 장식해 여성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든 안주는 3800원과 4900원으로 구성돼 있다. 주류는 크림 생맥주(2500원), 국산 병맥주(3000원), 세계 맥주(3500 ~7500원) 등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다양한 상품 복합형 브랜드 인기

소형 규모의 판매업의 경우 장기간 이어진 불황속에서 다양한 상품을 복합적으로 판매하거나 서비스하는 복합형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의 판매가 부진해도 또 다른 상품의 판매가 증진됨으로써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로마토털브랜드 ‘일나뚜랄레(www.ilnaturale.co.kr)’는 평균 10평대 매장 안에서 천연화장품과 각종 보디용품은 물론 헤어, 베이비용품, 아로마오일, 고급 수입향초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일나뚜랄레 고속터미널점을 운영 중인 정미진(47·여)씨는 “천연화장품이나 보디용품을 구입하러 매장에 들른 고객이 5만 원대 이상의 고급향초나 아로마 오일 등을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이곳의 대표 상품인 이탈리안 천연화장품 브랜드 ‘엘보라리오’는 신선하게 가공한 식물과 야채, 꽃의 향과 수액, 약초와 과즙에서 추출한 천연원료 성분 비율이 99% 이상으로 인공색소나 인공향료를 쓰지 않아 20~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크린토피아

전국에 1800여개 매장을 가진 ‘크린토피아(www.cleantopia. com)’는 세탁편의점과 코인빨래방을 결합한 멀티세탁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멀티숍은 고객이 세탁물을 매장에 직접 맡기면 공장에서 세탁을 한 후 고객이 매장에 와서 세탁물을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세탁소보다 가격이 저렴해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코인 물세탁을 결합한 업종은 15~20평 규모의 경우 점포구입비를 포함해 1억 원 안팎의 투자로 창업할 수 있다.
www.changupok.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