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40대 이상 여성의 사회복귀가 본격화되고 있다.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40대 이상 여성 구직자 증가율이 2010년 대비 2011년 83.3% 증가해 전체 취업 활동 증가율인 41.6%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주부에게 적합한 업종은 꾸준한 고객층을 확보해 매출이 안정적인 ‘외식업’, 블루오션으로 경쟁자가 적은 ‘서비스업’, 별다른 기술 없이도 운영할 수 있는 ‘판매업’ 등이 추천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주부 창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준비 부족과 경영 마인드 부재로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종 선택이 선행되어야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보나베티 이벤트


15년간 금융권에서 종사하다 압구정역 인근에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나베띠 압구정점)을 오픈한 여옥진(37세·여)씨는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 와인과 음식의 질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고객에게 이탈리안 레스토랑 창업은 안성맞춤”이며 “계절을 타지 않아서 수익이 안정적이고, 웰빙 트렌드에 부합돼 시장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여 씨 매장 주 고객은 압구정역을 찾은 2~30대 연인들로 2011년 5월 매장 오픈 일 이후 현재 하루 평균 18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 씨는 이들에게 자신의 점포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자신이 구상한 이벤트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여 씨는 우선 주 타깃 층인 압구정 유동인구들에게 자신의 2층 매장을 어필하기 위해 매장 외벽에 현수막을 걸고, 건물 입구에 아치형태의 구조물을 별도로 설치해 고급스런 매장이미지를 더했다.
현수막 하단에는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압구정 맛집’을 검색하도록 광고를 했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보나베띠 압구정점의 카페, 블로그, 페이스 북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비치해 고객들이 메뉴를 고를 때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오픈 초기 블로그, 카페 마케팅을 활발히 펼친 결과 압구정 맛 집을 입력하면 여 씨의 매장이 검색되어서 최초 방문자 수를 늘려 나갔다.
무엇보다 여 씨 매장이 압구정의 젊은이들의 핫 스페이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바로 ‘프러포즈 이벤트’ 때문.
교제 기념일 혹은 고백을 준비하고 있는 남성 고객에게 예약을 받아 매장에서 프러포즈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소품을 활용해 테이블을 꾸미고, 수제 케이크와 보나베띠 메뉴를 준비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업주부에서 키즈카페(어린왕자 전주점) 사장으로 성공한 최봉순(41세·여)원장 또한 “주부들의 경우 창업에 도전하고 싶어도 막상 육아문제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1년간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다 지금의 키즈카페를 운영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한 달에 어린왕자 전주점을 방문하는 아이들은 약 3000명으로 늘었고, 한 달 매출은 2000만 원 선이다.
최 원장의 성공 포인트는 같은 아이를 키우는 주부입장에서 매장을 운영, 아이들과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입소문이 퍼지게 된 것.

 

▲ 크리니트

창업 어려움 딛고 성공

20년차 전업 주부였던 이정희(45세·여)씨는 재취업의 어려움 때문에 창업을 선택했고 블루오션을 선택해 창업한 케이스다. 지난해 1월 토털청결서비스(크리니트 경기지사)을 창업했다. 1600만 원을 투자하고 월 평균 8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녀는 창업한 이후 토털청결서비스는 주부가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한다. 꼼꼼하고 세심한 주부의 특성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추가 의뢰를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주부의 창업의 경우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대형 외식업소에서의 작업은 주로 새벽 4~5시가 되어야 마무리되는데, 대학생이 된 큰 애가 집안일을 손수 돌봐줘 걱정 없이 일에 매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씨는 “주부한테 창업자금이 넉넉할 리가 없었죠. 토털청결서비스는 투자비 부담이 적고 익숙하게 해오던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다양한 사업 아이템이 접목된 업종이라는 점 때문에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토털청결서비스 외에 주부에게 추천되는 서비스 업종으로는 피부관리숍, 여성전용휘트니스클럽, 헤어숍 등의 뷰티 업종이 있다.
뷰티 서비스 업종의 경우 예전에는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만 운영할 수 있는 영역이었으나, 최근에는 가맹본사에서 기술을 전수하고 인력 파견제도 등을 제공해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함으로써 초보 창업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교육업도 선호 업종이다. 교육업은 육아경험을 일에 활용할 수 있고, 사회적 인식이 좋아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 특히 소자본 창업인 홈스쿨 사업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체험 교육도 주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요소다. 가맹본사에서는 창업자 교육 시 취급 상품을 1~3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직접 상품을 체험해 봐야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한 후 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 교육은 주부를 포함한 직접적인 소비자인 여성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정 씨는 학생 신분의 자녀를 둔 주부다. 불가피하게 자녀 문제로 학교에 방문해야 하는 상황도 늘 상존한다. 매장을 비울 때 정 씨는 임시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해결한다. 노동 강도가 낮고 여성 선호의 아로마테라피 전문 매장이다보니 임시직 아르바이트를 쉽게 고용할 수 있다. 가맹본사에서는 아르바이트 대상으로 판매 교육도 실시해 점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정 씨는 주부의 마음을 읽고 마케팅을 진행할 결과 매출이 높았다. 체험 마케팅과 포인트 제공 등 첫 방문, 재방문, 단골 고객을 따로 나눠서 마케팅을 진행했다. 첫 방문 고객에게는 샘플을 제공해 상품의 장점을 알렸고, 일정 포인트를 쌓은 재방문 고객에게는 사은품을 증정했다. 단골 고객에게는 생일과 기념일 축하 메시지 발송은 물론, 사은품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주부 창업은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회와 단절된 채 10~20년 간 생활한 주부들은 경험 부족, 정보력 부재, 경영 마인드 부재 등의 이유로 실패한다.

▲ 일나뚜랄레


따라서 창업을 계획한 주부라면 자신이 선택한 업종의 매장에서 돈을 받지 않고라도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기초창업교육 등은 필수적으로 수강하는 게 좋다.
이렇게 쌓은 경험들은 매장을 오픈한 후 큰 자산이 된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너라든지, 고객 성향, 업종에 대한 이해 등은 실전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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