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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최근 코스피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기존 투자자의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 러시가 뚜렷하게 이어졌고, 신규 투자자의 경우 이제라도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펀드 수익률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사뭇 분주해지는 추세다.

가치주ㆍ배당주 약진…인덱스ㆍ중소형도 꾸준
자율이냐 시스템이냐…양극화되는 펀드매니저 체계

국내 주식형 펀드가 환매 움직임 속에서도 상당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주식형 펀드는 6.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는 모두 유형 평균보다 9%포인트 이상을 웃돌았다. 그러나 설정액의 경우에는 전분기 대비 4조7252억 원(ETF 제외)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가 상승할수록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운용사별로는 KB자산운용 9579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 7422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377억 원 등으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가치주 펀드로 분류되는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에는 오히려 2704억 원의 자금이 유입돼 눈길을 끌었다.

통상적으로 가치주 펀드라 하면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그 때문에 단기 수익률로 보면 시장수익률보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일부 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W’의 3개월 수익률은 지난 17일 기준 11.41%를 찍었고 ‘한화Value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은 10.6%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증권투자신탁’이 수익률 9.76%를 나타냈다.

배당주 펀드 역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 펀드로 전체 52개 자산운용사의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고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이 펀드에는 연말 배당을 노리는 자금이 월별 300억 원씩 들어왔다.

또 중소형 주식 펀드는 대신자산운용, IBK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등이 설정한 펀드에 각각 26억 원, 12억 원, 2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인덱스 펀드로는 동부자산운용이 KOS PI200에 투자하는 펀드에 157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스타의 힘 여전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누적수익률이 돋보이는 자산운용사의 펀드가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의 수익률은 대형사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뛰어난 수치다.

오래전부터 가치투자의 대가로 인정받아 온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정도를 지키는 스타 펀드매니저다. 이 부사장의 네임밸류만으로 순유입되는 펀드 자금 비율이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다.

이를 증명하듯 간판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는 2006년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지난 10일 기준 154.89%에 달했다. 최근 5년간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수익률도 같은 날 기준 103.16%를 기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본부장 역시 가치투자로 펀드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스타 매니저다. 대표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의 설정 후 누적수익률은 450%에 달한다. 더불어 신영고배당, 신영밸류고배당, 신영연금배당, 신영퇴직연금배당 등 신영자산운용의 최근 1년간 배당주 펀드 투자 수익률은 모두 20%대 안팎을 넘나든다.

반면 일부 유명 자산운용사의 경우 개별 펀드에 모델 포트폴리오를 적용하는 비율을 크게 늘렸다. 펀드매니저의 자율적 재량보다는 이미 계량화된 시스템을 확장해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계산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가치주와 배당주가 약진하는 가운데 인덱스 및 중소형도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스타 펀드매니저의 자율성을 존중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시스템을 신뢰하는 분위기로 회귀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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