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올해 여의도 증권가는 암담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선 증시는 26일 현재 글로벌 산타랠리조차도 비켜가는 형국이다. 그런 탓인지 해마다 장밋빛이던 새해 증시전망이 올해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증권업계가 말하는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와 유망종목을 짚어본다.


내년 코스피 예상 1900~2300선…전년 기대치보다 낮아

유망종목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전자…네이버도 주목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코스피 예상 밴드는 최저 1810선부터 최고 2500선까지 다양했다. 종합해보면 내년 코스피는 1900~2300포인트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상단을 2300선으로 잡았으나 KTB투자증권의 경우 2500포인트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도 2400~2450선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에 반해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은 2250포인트로 낮게 잡았다.

하단은 1900선이 많았으나 KTB투자증권은 2000포인트로 다소 높았으며 하나대투증권도 1980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아이엠투자증권은 1810포인트까지 낮춰 전망했으며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도 1850선까지 예상했다.

결국 전체 전망치 차이는 690포인트까지 벌어지며 다소 큰 폭을 형성했다. 긍정적인 쪽은 KTB투자증권(2000~2500), 대신증권(2000~2400), 한국투자증권(1950~2450) 등이었으며, KB투자증권(1950~2400), 키움증권(1900~2400), 아이엠투자증권(1880~2420), 등도 낙관적이었다. 반면 교보증권(1850~2250), IBK투자증권(1850~2250), KDB대우증권(1850~2300), 신한금융투자(1850~2320), 이트레이드증권(1870~2260) 등은 보다 냉정한 수치를 내세웠다.

평균치를 제시한 곳은 삼성증권(1900~2300), 유진투자증권(1900~2330), 동양증권(1900~2350), HMC투자증권(1920~2350), 한화투자증권(1930~2320) 등이다. 메리츠종금증권(1950~2300), NH농협증권(1950~2320), SK증권(1950~2350), 하이투자증권(1950~2350), 하나대투증권(1980~2380), 현대증권(1990~2300) 등도 평균치에 근접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평균치인 1900~2300선을 정확하게 짚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예상 밴드만 믿는 것은 금물이다. 올해 코스피는 1770~2060선에서 등락했지만 지난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는 1820~2400선이었다. 하단은 차치하고서라도 상단은 실제와 무려 340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막판에 신중을 기하며 예상치 밴드를 낮춰 잡았다는 후문도 나돈다.

한편 올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이었으며 내년에도 이들 종목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한 해 애널리스트들이 분석보고서를 가장 많이 내놓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385건이 발간됐다. 이어 2위는 SK하이닉스 290건, 3위 현대차 284건, 4위 네이버 278건 순이었다.

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유망종목으로 가장 많이 꼽은 종목은 SK하이닉스였으며, 공동 2위는 현대차와 삼성전자, 3위는 SK텔레콤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네이버, GS홈쇼핑, 한국가스공사, 대우조선해양 등이 이들 종목 뒤를 이어 추천주로 떠올랐다.

이중 SK하이닉스는 44일간 외국인 최장기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초 2만5000~6000원선에서 시작했음에도 지난 23일에는 종가 3만7000원을 넘나들며 40%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시총 역시 같은 기간 12위에서 5위로 수직상승했다.

네이버도 지난 8월 옛 NHN에서 분할된 후 연거푸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4개월 전 네이버의 재상장 시초가는 46만 원이었으나 지난 23일에는 종가 74만 원으로 60%가 넘는 상승율을 기록했다. 시총도 같은 기간 14위에서 최근에는 6~7위를 달리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3년 한국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머무르고 거래 수수료까지 낮아지면서 투자자와 증권업계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다”면서 “2014년에는 선진국 중심의 경제 회복이 국내 기업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지고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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