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두관 되는 것 아니냐… 우려감

중도사퇴론’ ‘양보론’ ‘단일화론’ 횡횡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출발부터 스텝이 꼬였다. 2010년 무상급식 논쟁에 불을 붙여 당선된 김 전 교육감은 출마선언을 하면서 무상버스 공약을 들고 나온 게 재차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훈풍이 아닌 삭풍이 불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인 남경필 의원뿐만 아니라 같은 당인사로 도지사 출마에 나선 김진표, 원혜영 의원까지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무상 교육에 이어 준비안된 ‘무상 시리즈’ 끝판이라고 상대진영에서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교육감측은 ‘버스 공영제’와 같은 단어로 ‘무상’이라는 단어를 차용한 것뿐이라고 억울하다는 모습이다.

또한 임기동안에는 65살 노인과 장애인,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무상 버스’ 논란이 보수 세력으로부터 종북 몰이로 치닫을 조짐이 보이자 민영노선과 공영노선이 공존하는 ‘부분 공영제 도입’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서울, 인천 등 수도권 3개 광역단체 중에서 제일 보수색이 강한 경기도에서 김 전 교육감의 공약 후폭풍은 거셌다.

당장 ‘무상 버스’ 발표직후 실시된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경기도지사 선거 여론조사(3월 22~23)에서 새정치연합 경기도지사 선호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김진표 의원(18.3%)이 김 전 교육감(16.5%)에 비해 1.8%p 차이로 1위에 올랐다. 3위는 원혜영 의원으로 10.7%받았다. 또한 ‘무상버스’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경기도민 10명 중 8명이 ‘불가능한 공약’이란 응답을 보였다.

이는 같은 달 23, 24일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남 의원과 일대일 가상대결에서도 남 의원이 58.1%, 김 전 교육감이 29.4%로 전달 조사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2월 조사에서는 49.6%대 43.2%로 양측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무상버스’ 공약 이후 급속히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오히려 김진표 의원이 남 의원과 맞대결에서 근소하지만 김 전 교육감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교육감이 출마선언하기 전 높은 지지를 받았던 배경에는 여야가 아닌 제3지대에 창당될 안철수 신당 참여 기대감과 함께 재선의 높은 인지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해 ‘안철수 현상’이 소멸되고 있는 가운데 ‘무상버스’ 공약을 내걸어 ‘종북몰이’에 희생자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전 교육감의 장점인 본선 경쟁력이 약화되고 당내 경선조차 불확실한 셈이다. 상대 진영에서는 김 전 교육감을 둘러싸고 ‘낙마론’, ‘양보론’, ‘연대론’부터 201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은 높았지만 준비가 안돼 경선에서 탈락한 ‘제2의 김두관이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들이 여의도에 퍼져가는 실정이다.

그나마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는 원혜영 경기도지사 후보와 단일화 내지 연대론이 가장 그럴 듯하게 확산되고 있다. ‘무상버스’로 위기에 처한 김 전 교육감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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