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사람답게 신중해 달라”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김상곤 전 교육감이 안철수 공동대표 측으로부터 ‘좌편향 공약’에 대한 자제를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교육감은 도지사 출마 전부터 안철수 공동 대표 측 인사로 알려진 가운데 구민주당 후보인 김진표, 원혜영 의원에 비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 전 교육감이 출사표를 던진 이후 선거 초반 레이스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 대표 측이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전 교육감이 출마 선언을 하기 전 도지사 출마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니였느냐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김 전 교육감이 오판을 한 게 세 가지다”라며 “일단 경기도 교육감=도지사로 연결시킨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도지사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각인되는 자리인데 반해 교육감 선거는 인지도나 대중적 관심도에서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좀 더 도지사 출마를 위한 대선 후보급 마케팅이 사전에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특히 도지사 후보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했어야 하는데 교육감 재선에다 안철수 마케팅에만 방점을 찍고 안이하게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무상버스 공약은 대표적인 실책으로 준비 부족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라고 평했다.

한편 김 전 교육감은 ‘무상버스=좌파 후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안철수 대표 측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공동대표는 중도 보수로 야권성향 지지자에다 보수 진영까지 아우를 수 있는 표의 확장성이 최대 장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안철수 사람’으로 알려진 김 전 교육감이 다소 보수적인 지역인 경기도에 출마하면서 ‘무상 버스’를 내놓은 게 자칫 안 공동대표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다.

이에 대해 안 공동대표 측에서 최근 김상곤 전 교육감 측에 ‘안철수 대표 측 후보답게 신중해 달라’, ‘공약을 발표하기 전 사전에 조율을 해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좌파 성향의 공약이나 행보를 자제해달라는 것으로 김 전 교육감 측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현재 김 전 교육감은 ‘무상버스’ 공약에 ‘공공·전세버스 도입’으로 교통정책 관련 실현가능한 공약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한 ‘혁신대학 네트워크 구축’, ‘임대주택 3만호 공급’ 등 주거·부동산 정책 공약을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안철수 대표 측으로 출마하는 사람들이 조직이 약하다는 점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당원·대의원이 배제된 공론조사(배심원제, 나는 가수다 선정방식) 50%와 여론조사 50%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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