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식? 노무현-정몽준식?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서울대 선후배 지간이자 40년 동지 관계인 새정치연합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와 원혜영 경기도지사 후보간 단일화 여부가 정치권에 화두로 부상했다. 특히 대학교 시절 김 후보가 총학생회장을 맡을 당시 단과대 회장을 맡은 원 후보와는 막역한 운동권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게다가 두 후보 모두 친안철수 인사라는 공통점도 작용하고 있다.

둘의 친분을 잘 아는 손호철 교수는 사석에서 “형님 아우 사이에 웬 경선이냐, 통크게 한 명이 양보해라”할 정도다.

이처럼 김-원간 단일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은 최근 여론조사 추세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하기 전 안철수측 인사로 김 후보가 거론되면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와 박빙속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당이 창당되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조직에 앞선 김진표 후보가 우위를 점하면서 김-원간 단일화해야 되지 않느냐는 게 당내 시각이다. 게다가 원 후보마저 김상곤 후보와 격차가 줄어들면서 두 후보간 경선에서 표를 갈라먹을 경우 김진표 후보로 경기도지사가 결정될 공산이 높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일화 방식으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식으로 한쪽이 양보하는 ‘통큰 양보론’ 방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안철수 현상’을 몰고 온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대선주자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패하면서 단일화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반면 2002년 노무현-정몽준식 여론조사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당시 월드컵 바람으로 대중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던 정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뒤지던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전격 단일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뒤지던 노 후보로 단일화됐고 정 의원은 대선 하루 전 지지를 철회해 오히려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는 데 일조했다. 김 후보와 원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할지 그리고 김진표 후보와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정치권이 관심을 두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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