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대숙청의 그날의 비극을 모티브로 한 연극 ‘BENT'가 이달 17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지난해 극단 ETS가 초연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BENT'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성애자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성소수자의 인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인간 모두의 인권·사랑·인간성을 그리고 있다. 인간은 과연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하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주인공 맥스의 경험들을 통해 인간성 회복의 가능성과 개인 인권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다. 그동안 사회성 있는 작품들을 집필해온 극작가 마틴 셔먼의 1979년 작이다. 영국과 미국에서 공연된 이후 30여 개 국가에서 끊임없이 공연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BENT‘는 주인공 맥스가 수용소로 끌려가기 전 상황을 그린 1막과 수용소에 도착한 후 펼쳐지는 2막이 극적 구조나 형식이 마치 다른 작품을 보는 것 같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막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맥스가 처하게 된 그 시대의 상황이 빠른 전개로 펼쳐진다.
 
2막에서는 2인극을 보는 것처럼 맥스와 홀스트 두 사람만의 긴 장면들로 이뤄진다. 극의 전개와 반전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처지와 심리도 세밀하게 변화해간다. 이 작품은 독특한 형식의 극 구조로써 캐릭터를 돋보이게 한다. 또 관객에게는 맥스와 홀스트의 아픔과 절망 그리고 사랑에 대해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사진=바나나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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