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가들의 대대적인 퇴출 속에서 한국 사회는 끊임없는 ‘변종윤락’에 시달려야 했다. 주택가 골목골목까지 파고드는 유흥업소와 윤락업소들. 하지만 그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룸살롱에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2차 문화’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기존보다 더욱 변종된 윤락행위들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고품격 동거문화’를 표방한 신종 성매매가 등장했는가 하면 ‘스폰서’라는 이름의 계약매춘도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시민들의 쉼터인 한강 고수부지에서까지 윤락여성들이 활개치고 있다. 변종윤락에 멍들고 있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취재했다.

‘고품격 동거’?…알고보니 ‘고급 매춘’

인터넷이 한창 대중화되고 있던 시절에 한때 ‘동거사이트’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젊은이들의 무분별한 동거가 이상열풍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품격 동거’를 내세운 신종 성매매 사이트와 카페들이 등장했다. 보다 정확하게는 일정 기간 계약을 한 상태에서의 매춘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현재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의 카페 등지에서는 ‘퀸카’, ‘능력남’이라는 이름으로 계약매춘을 원하는 남성과 ‘스폰서 구함’이라는 글을 남기는 여성들이 수두룩하다.

다음은 스폰서를 해주겠다는 남성들의 글.“전 34살이고… 조그만 회사 운영하는 오너입니다. 그냥 편하고 쿨하게 서로의 사생활 터치 안하면서 후원하실 여성분을 찾아여. 이왕이면 경기도 사시는 분이면 좋겠구여, 자세한건 메일로 자기 소개 및 원하시는 액수, 조건 등등 알려주심 고맙겠구여. 답장보내실 때 사진첨부해서 보내주심 감사하겠어여.”(아이디 p00000)

“안녕하세요. 스폰서라는 말보다는 도움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현상황이 정말 어려운 분하고 만남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짓없이 현재의 상황을 메일로 보내주세요… 간단한 프로필과 함께요. 제발 진실되신 분을 만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만남을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많은 연락주십시요”(아이디 j00000)

이렇듯 겉으로는 ‘진실’, ‘도움’ 등등의 말을 하지만 명확하게는 매춘이라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러한 비슷한 종류의 사이트에 글을 올려 여러 여성들의 메일을 받았다는 김모(38)씨의 말이다. “솔직히 모르는 남녀가 아무런 대가 없이 거액의 돈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그렇다고 일반적인 비즈니스의 관계가 아니면 당연히 성과 관련된 것 아니겠냐. 남자는 돈을 주고, 여자는 그 대가로 일정기간 남자에게 육체적으로 봉사하는 것이다.”카페의 형태가 아닌 본격적인 사이트의 형태로도 등장했다. 이들은 중년 남성과 여대생을 전문적으로 연결해주는 사이트. 강남 등지에 원룸까지 얻어놓고 동거를 알선해주는 것. 비용은 상당히 비싸다. 1개월에 1천만원 수준.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금액이다.이러한 업체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사업가들이라는 후문이다.

한 업체는 ‘미모와 지성을 갖춘 20대 초반 여성과 사랑을 하며 계약동거를 하도록 돕는 클럽’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하면서 회원가입은 물론 동거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키와 몸매사이즈까지 공개하면서 남성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 특히 방학 때는 이곳에서 돈을 벌어보려고 하는 여대생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자발적인 동거사이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별한 비즈니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 않지만 게시판을 통해서 서로 연락처를 적어놓고 동거할 이성을 찾는다. 이 사이트의 관계자는 “동거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우리는 단지 외로운 남녀들이 건전한 만남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강에도 윤락녀 판쳐

최근에는 한강변 등지에서도 신종 윤락이 번지고 있다. 2명 정도가 함께 다니며 남성들에게 먼저 성관계를 제의한다는 것. 특히 술먹고 바람을 쐬거나 집에서의 무료함을 견디다 못해 홀로 산책을 나온 남성들에게 접근을 한다고. 특히 여성들은 소위 ‘2:1’의 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에 남성들로서는 호기심이 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한강에서 윤락녀들의 제안을 받아봤다는 최모(34)씨의 말이다. “처음에 ‘잠깐 시간 있으세요?’라고 물어보길래, 이런 곳에도 ‘도닦는 사람들’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시간 있으면 2:1로 엔조이 하자’는 이야기였다. 윤락을 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이 생겼던 건 사실이다. 그녀들이 원하는 금액이 그리 비싸지도 않았다. 나이도 상당히 어려보였다. 20대 초중반 정도인 것 같았다.”‘한강변 윤락녀’들이 원하는 금액은 30분에 1인당 5만원에서 10만원 수준. 특별히 ‘보도’ 등의 조직을 통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대는 말 그대로 ‘엿장수 마음대로’이다. 윤락행위는 대부분 남성들의 차안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특별히 인근에 여관이나 모텔 등이 없기 때문. 하지만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을 태우고 서울 외곽으로 빠져나가 러브호텔 등지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남성이 승용차가 없는 경우에는 여성들이 타고 간 차안에서 간간이 매춘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한강변 윤락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어서부터 동이 터오는 새벽 4~5시까지 계속된다고. 특히 이 시간에는 술취한 남성들의 ‘수요(?)’가 많다는 것. 또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일명 ‘게이윤락’, ‘레즈비언 윤락’도 판치고 있다. 예전에는 소위 ‘박카스 아줌마’들이 점령했던 지역에 이제는 게이와 레즈비언이 등장해 매춘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같은 취향을 가진 동성애자들을 한눈에 보면 금방 안다고 한다. 헤어스타일이나 옷입는 스타일에서 금방 티가 나기 때문이라고.

간간이 신사동에서 ‘아줌마 매춘’을 했다는 이모(33)씨는 얼마전 신사동에서 매춘을 하려다가 오히려 ‘퇴짜’만 당했다고.“비교적 젊은 여성이 있길래 접근했더니 ‘여자만 상대한다’고 말하더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게이들이 많이 등장하는 곳은 서울 모 호텔 입구. 이곳 역시 원래부터 길거리 매춘지역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최근에는 게이들이 등장하면서 마치 이들의 집합소처럼 변해버렸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경찰들의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기는 하지만 현장범이 아니면 증거가 없고, 인터넷을 통한 동거의 경우 관련 처벌 근거가 미약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여간 단속이 어렵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을 방치했다가는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성적으로 문란해질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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