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펀드매니저도 도제식

KB·한투·IBK·드림 등…업계에 가치투자 전파 중
경력직보다 신입 뽑아 철저히 펀드매니저로 육성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키운 펀드매니저들이 둥지를 떠나 업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워낙 가치투자로 유명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훈련된 만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

먼저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가 있다. 2009년 11월 KB자산운용으로 옮긴 최 상무는 1999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동원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2000년대 초 동원증권 지점에서 근무하던 최 상무를 발탁해 10년 가까이 가치투자를 함께 한 것이 이 부사장이다.

최 상무가 운용 중인 KB밸류포커스펀드는 2009년 11월 출시 이후 2조5000억 원가량을 끌어모으며 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대 수탁고를 기록했다. 최 상무와 함께 밸류운용실에 있는 정용현 팀장, 남영구 팀장, 송종은 대리도 모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 상무와 동원증권 입사동기인 엄덕기 팀장도 있다. 엄 팀장은 지난해 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자매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가치주 펀드인 한국투자거꾸로 펀드와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 등을 운용 중이다.

이처럼 최 상무와 엄 팀장을 비롯해 2006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출범부터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6명의 펀드매니저가 이 부사장의 수제자로 분류된다. 현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는 김동영 자산운용2본부장, 배준범 자산운용1본부장, 방원석 자산운용2본부 차장 등 3명이 남아 있다.

그중 김 본부장은 1조 원이 넘는 퇴직연금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배 본부장은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 펀드를, 방 차장은 한국밸류10년중소형주 펀드를 담당한다. 회사를 떠난 한 명은 운용업계가 아니라 증권사로 자리를 옮겨 자기자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 출신인 정재원 차장은 2011년 말 IBK자산운용으로 옮겨 중소형주코리아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IBK중소형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수익률은 지난해 35.52%로 중소형 주식형 펀드 중 선두였다.

강대권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공채 1기 출신으로 지난 2월 드림자산운용으로 이직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 최연소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드림하이밸류30펀드와 드림메가트렌드펀드 등의 책임운용을 맡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경험이 전혀 없는 사원을 뽑아 4~5년간 교육을 통해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로 육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경력직 펀드매니저는 뽑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는 지난해 12월 입사한 3명의 사원이 펀드매니저 교육을 받는 중이다.

이 부사장은 “새로 들어온 사원들은 가치투자 철학에 맞는 기업 및 산업분석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여기에서 자라난 좋은 인재들이 업계에서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전했다.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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