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관 오픈 고객의 자연스러운 공감 이끌어 내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 전달…현대모터스튜디오 문 열어
브랜드 방향성 반영한 ‘레드 큐브’, ‘레드 프레임’ 개발

서비스는 물론 생산 공장까지 기아 이미지 정체성 반영
세계적 건축가, 아티스트 참여…핵심 가치 효과적 전달

현대·기아차가 공간(Space)을 통해 국내외 고객에게 브랜드를 전달하고 있다. 차량 전시 및 판매, A/S, 생산 공장 등 자동차 산업 현장 곳곳에 ‘브랜드’를 입히는 공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연관된 공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고객이 현대·기아 브랜드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일요서울]은 현대·기아차의 전략을 엿봤다.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현대차는 지난 5월 현대차 최초의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서울에 오픈한 데 이어, 최근 전 세계 딜러숍을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표준화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 세계 딜러숍에 신규 딜러 시설 표준인 ‘글로벌 딜러십 스페이스 아이덴티티(GDSI: Global Dealership Space Identity)’를 적용해 차량 전시장과 고객 서비스 시설의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 시범 도입한 GDSI의 해외 적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브라질 월드컵 기간인 지난 6월 브라질 상파울루市에 GDSI를 적용한 대형 플래그십 딜러숍을 해외 지역에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에 진출한 멕시코 전체 딜러숍 13개소에도 GDSI 적용을 마쳤다.

현대차, 체험관 오픈

현대차의 GDSI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델루간 마이슬(Delugan Meissl)과 협업을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 ▲자연의 아름다움을 반영한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가 적용된 ‘이-모션 파크(E Motion Park)’라는 콘셉트로 완성됐다.

이를 통해 브라운을 전시장 외관 메인 색으로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하늘ㆍ나무ㆍ숲의 모습을 비롯해 제주도의 절경 중 하나인 주상절리 (柱狀節理)를 형상화한 육각형 패턴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반영해 자연 친화적 느낌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방문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간 배치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조명과 소재 적용 ▲보다 쉽고 편리하게 차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PCㆍ키오스크 등 첨단 디지털 기기 설치를 통해 고객들이 안락하고 편리하게 자동차 전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올해 해외 지역 600개 딜러 시설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GDSI 적용을 마칠 예정이며, 2018년까지 전 세계 6000여개 딜러숍을 점차적으로 리모델링해 전 세계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전시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딜러 시설 혁신을 통해 딜러숍이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감성과 브랜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고객과의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발 더 나아가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자동차 회사로서 현대차의 정체성을 담은‘모터(Motor)’와 창조, 실험의 공간을 상징하는 ‘스튜디오(Studio)’를 합해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창조하고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현대차만의 독창적 방법으로 제공한다는 브랜드 방향성 ‘모던 프리미엄’을 실현하기 위해 외관부터 내부 전시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현대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과 자동차를 주제로 1층부터 5층까지 각 층별 독특한 테마를 가진 공간으로 꾸며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새로운 ‘자동차 문화공간’으로 탄생시켰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건물 1층에는 현대차의 브랜드 방향성 ‘모던 프리미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예술 조형물이 전시됐고 건물 3층에서 5층까지 3개 층 창가에는 9대의 제네시스를 공중에 매달아 조금씩 돌아가게 하는 전시작품 ‘카 로테이트(Car Rotate)’를 전시해 고객들이 문화예술로 새롭게 해석된 현대차를 만날 수 있게 했다.

또한 건물 내·외부를 감싸고 연결하는 듯 한 철 파이프 골조 건축 디자인으로 현대차가 지향하는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자원순환형 가치를 구현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건물 2층에는 2500여 권이 넘는 다양한 국내외 자동차 관련 서적이 구비되어 있고 전문 큐레이터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 전문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

3~5층은 기존 매장과 다른 테마형 자동차 전시장으로 꾸몄으며, 층별로 ‘프리미엄 라운지', ‘키즈 라운지', ‘튜익스 라운지' 등 테마형 고객공간이 들어서 차량 상담은 물론, 고객들이 보다 가까이서 다양한 현대차의 활동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현대차는 수입차 전시장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 도산공원사거리에 제1호 브랜드체험관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개관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도 오픈하는 등 향후 국내외 주요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전 세계 딜러샵 표준화 등은 고객이 현대차 브랜드를 만나고 체험하는 첫 공간을 통해 현대차만의 가치를 담아내 현대차와 고객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고 보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0년부터 모든 공간에 브랜드 방향성을 반영한 공간 아이덴티티(Space Identity·SI)를 개발해 고객은 물론 임직원들까지 더욱 쉽고 친근하게 기아 브랜드를 체험하고 전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아이덴티티란 고객들이 자주 접하는 영업 및 서비스 접점 공간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을 위한 내부 사무 공간 디자인, 가구 배치, 컬러에 이르기까지 전체적 공간과 시설에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기아차, 공장방문 ‘환영’

기아차의 공간 아이덴티티의 주요 개념은 ‘레드 큐브(Red Cube)'로 역동적이며, 독특하며,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요소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레드 큐브 SI를 적용한 건물 외관은 ‘신뢰’를 상징하는 육면체(cube)와 ‘역동적이고 독특한 공간'을 의미하는 타원과 직선의 조합을 그 특징으로 한다.

기아차를 상징하는 붉은 계통의 컬러로 지루한 회색도시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고, 건물 전체에 다양한 유리소재를 적용해 개방감은 물론, 생동감 있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살렸다. 내부에는 흰색, 붉은색, 밝은 회색 등 컬러 사용을 단순화하여 깔끔하고 밝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자동차 경주 트랙을 연상시키는 타원형 공간 디자인을 통해 ‘즐거움, 활기, 역동성’을 선사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기아차는 2008년 말 국내외 공간시설 표준화 작업에 착수해 1년 6개월여간의 준비 끝에 기아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레드 큐브 콘셉트를 개발해 국내외 판매 및 서비스 거점에 확대 적용해 고객들이 보다 친근하게 기아 브랜드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기아차는 2011년에는 공장의 전시실, 강당, 견학로 등 생산 현장에도 ‘기아 브랜드’를 반영해 생산 공장을 새로운 기아차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탄생시켰다. 기아차가 판매, 서비스 등 고객응대공간에 고유의 공간 아이덴티티 ‘레드 큐브’를 개발해 적용한 데 이어, 생산 현장에도 ‘레드 프레임(Red Frame)’이란 테마를 적용했다.

기아차는 연간 4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공장을 기아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기존의 단조로운 공장 이미지를 탈피해 디자인(design)과 디지털(digital)을 테마로 회사 역사 전시실, 강당, 견학로 등 공장 내 주요 시설을 단장했다.

우선 각 공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고려하여 전시실 입구에 방문자들을 환영하는 대형 LED 화면을 설치하고, 전시실과 견학로에는 터치스크린, PDP, 멀티 디스플레이, e-방명록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디지털 장비를 갖추었다.

공장별 전시실은 회사의 역사, 디자인, 기술 등을 주제별로 구분하고 생산 공정 설명을 위해 미니어처를 설치하는 등 방문자들이 기아차와 자동차 생산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각 공장은 공장별 특징을 잘 설명하는 테마형 전시공간을 마련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기아 브랜드와 해당 공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소하리 공장의 경우 한국 최초의 국산 승용차 브리사가 생산된 공장으로서의 ‘역사성 (History)’을, K5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 차량이 생산되는 화성 공장은 ‘친환경 (Eco-Dynamics)’을, 광주 공장은 광주 비엔날레와 예향(藝鄕)의 이미지를 고려한 ‘예술 (Art)’을 각 공장별 테마로 정하고 이에 맞는 전시 공간을 꾸몄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장이 단순히 자동차 생산만 하는 곳이란 인식을 넘어서 공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보다 기아차를 잘 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며 “판매, 서비스에 이어 생산 현장까지 기아차 고유의 공간 아이덴티티를 적용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든 젊고 역동적인 기아 브랜드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아차는 올해 초 영국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제리 주다(Gerry Judah)가 디자인한 기아 브랜드 상징 조형물인 ‘비욘드 모빌리티'를 설치하고, 공장 주변에 자유롭게 기아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외부체험공간을 조성하는 등 공장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물론 방문객들이 기아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기아차가 공장 주변에 조성한 외부체험 공간은 ▲친환경 자가 압전 발판 시스템을 적용한 ‘에코존’ ▲움직이면 자동차 시동을 거는 듯 한 음향이 나오는 그네를 설치한 ‘스트리트 퍼니처’ 형태의 휴식 공간 ▲기아차의 공간 브랜드 경영을 상징하는 ‘레드큐브’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공장 이름이 설치된 ‘촬영존’으로 구성돼 편안하고 활기찬 공원을 연상케 한다.

기아차의 친환경적 철학을 담아낸 ‘에코존’에서는 관람객들이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전력이 생산돼, 친환경적 메시지가 담긴 LED판을 밝히는 동시에 기아차의 아이덴티티송 ‘어드벤트 오브 더 기안즈(Advent of the Kians)’가 흘러나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 서비스, 생산 등 자동차산업의 전 영역에서 공간을 통해 기아 브랜드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며 “임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현장을 찾은 고객들은 기아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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