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한 마리 길 잃은 양이었나
이석기, 한 마리 길 잃은 양이었나
  • 고재구 발행인
  • 입력 2014-08-04 10:06
  • 승인 2014.08.04 10:06
  • 호수 1057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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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종교계를 대표하는 네 분의 종교 지도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항소심 재판중인 종북주의자 이석기 피고인을 선처(善處)해달라고 재판부에 탄원하는 충격 사태가 빚어졌다. 일반적으로 긴급하거나 험한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를 사태(事態)로 표현하면, 충격 사태는 예기치 못한 놀라운 일을 당했을 때 급격하게 가해지는 정신적 쇼크까지 일으킨 사건을 의미한다.

그러면 이번 4개 종단 지도자들의 탄원서 파문은 충격 사태였음에 틀림없다. 신도, 신자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종교 지도자들이 현실 정치를 비롯한 민감한 사회 현안에 나설 때는 국민이 핍박 받거나 국론 분열로 국가 위기 판단이 왔을 때 종교인의 양심에 의한 행동이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종파든 간에 종교집단은 불의에 맞서서 국민을 보호하는 일을 외면하지 않고 국가 존망을 걱정하는 호국종교여야 함은 더 말할 필요 없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반성하는 말 한마디 않고 오히려 조소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종북내란음모자를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북한의 종교계 아닌 우리 종단 지도자들이 냈다는 소식은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재판부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고 하지만 북한 정권이 더한층 기고만장할 사태를 빚었다는 점에서 개탄스럽기까지 한바다.

“도움 요청하면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인 사명”이라고 했던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한 말은 분명히 참회를 전제로 한 것일 게다. 더욱이 이석기 피고인은 대한민국의 관용을 저버린 전력이 거푸 있는 사람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과 2005년 8.15 특별사면과 복권을 받고도 다시 국헌 문란 범행을 저진 그가 이번에는 종교계의 탄원서를 받아내 재판에 활용코자 획책한 것이다.

내란범죄의 재판뿐만 아니라 통진당 해산심판을 심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까지 영향을 주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면 그 종교 지도자의 뜻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전염이 두려워 나병 환자에게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종교인의 사명”이라는 탄원서 대목은 이석기 등 피고인들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그들은 한 마리 길 잃은 양이 될 수 없고 온 사람들이 끔찍해하고 기피하는 나병환자의 그런 모습이 아니다. 그들 뒤엔 지난 좌파정권 때 우후죽순같이 돋아난 친북, 종북세력이 있고 급진 좌파 진영이 엄호하고 있다. 이번 탄원서 획책 역시 그들 무리에 의한 잔꾀였음이 명백해졌다. 세계 그 어떤 선진민주국가도 ‘내란 전복’ 활동에 관용을 베풀지는 않았다.

딴 세상의 종교가 아닐진대 진보를 가장한 파시즘의 전체주의 분자들에 의한 종북 신드롬이 오늘의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어떻게 유린하고 있는가를 우리 종교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석기 일당이 앰네스티(Amnesty)가 규정한 ‘양심수’의 범주에 들지 않음이 자명한 터에 이번 종교지도자들의 탄원서 파문은 해당 신자들까지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종교가 갖는 사랑과 은총, 자비의 마음은 평화가 전제된 것이다. 독사에게 준 물은 사람 해치는 독을 만들게 됨을 유념했어야 옳았다. 



고재구 발행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