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안희정 수행팀에 무슨 일이? 2탄
[밀착취재] 안희정 수행팀에 무슨 일이? 2탄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05-04 15:58
  • 승인 2018.05.04 15:58
  • 호수 1253
  • 6면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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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3월 5일 JTBC에 출현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한 날이 2월 25일이다. 안 전 지사에게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날짜 중의 한 날이다. 검찰은 이미 성폭행 의심 장소인 마포구 오피스텔과 충남에 소재한 관사를 압수수색해 CCTV(폐쇄회로)를 확보했다. 검찰은 마포 오피스텔에 2월 24일 밤 안 전 지사가 들어가고 25일 새벽에 김 전 비서가 들어갔다 한두 시간 후에 나온 장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2월 25일 관사 CCTV 관련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건이 터지기 전전날인 2월 23일은 김 씨의 생일이었다. 2월24일에는 안 전지사가 KBS 명견만리 녹화를 했다. 당시 수행비서도 아닌 정무비서 김 씨가 안 전 지사 수행을 담당했다. 대체 무슨 일이 3일간 벌어졌던 것일까. 마지막 수행비서의 증언을 토대로 3일간의 퍼즐을 맞춰봤다.
 

- 김지은 씨 성폭행 주장 2월 25일 전후 생긴 일
- 안 전 지사 마지막 수행비서 어 씨, “사실은…”

 
김지은 전 정무비서는 3월5일 JTBC에 출현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놨다. 당시 김 씨는 2017년 7월 러시아 출장지, 8월 강남의 한 호텔, 9월 스위스 출장지, 올해 2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2월 23일 김 씨 생일 ‘눈물 흘린 까닭은…’
 
특히 2월25일 날짜를 콕 집어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날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김 씨가 JTBC에서 “지사가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서 “저한테 ‘내가 미투를 보면서 너에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게 됐다. 너 그때 괜찮았느냐’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실거라고 했는데 그날도 또 그렇게 했다”고 충격적인 폭로를 했기 때문이다.
 
서지현 검사가 1월 29일 처음 폭로한 이후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와중에 안 전 지사가 성폭행을 했다는 주장은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공분을 살 만한 메가톤급 주장이었다. 검찰은 김 씨 폭로 이후 바로 2월25일 성폭행 의심 장소인 ‘마포 오피스텔’과 ‘관사’의 CCTV를 압수수색해 증거물을 확보한 상황이다.
 
검찰은 마포 오피스텔 폐쇄회로를 통해 두 사람이 24일 자정을 넘긴 25일 새벽에 서너 시간 함께 오피스텔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관사 입구에 있는 CCTV에 찍힌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사건이 터졌다면 오피스텔에서 일어났을 공산이 높다는 게 김 씨 후임으로 안 전 지사의 마지막 수행비서를 한 어모씨의 주장이다.
 
어 씨는 5월4일 본지와 통화에서 김 씨가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2월25일 전후에 대해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일단 그는 2월23일이 김 씨의 생일이라는 점을 기억했다. 어 씨는 이날 안 전 지사와 함께 충남에 소재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충남지방정부 관련 장시간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무비서관의 전화를 받고 그날이 김 씨의 생일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어 씨는 “회의 중인데 정무비서관인 최모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지은이 생일인데 아무도 안 챙겨줘 공보관실에서 눈물을 흘렸다. 안 지사에게 축하 전화 좀 해줘라’는 내용이었다”며 “그래서 내가 ‘나도 1월18일이 생일이었는데 안 챙겼는데 운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고 정무비서관은 ‘여자이다 보니 그러니 이해하라’고 말했다”고 23일 발생한 김 씨에 대한 일을 기억했다.
 
이후 어 씨는 회의가 끝나고 만찬 중에 안 전 지사에게 “오늘이 지은이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안 전 지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축하 문자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어 씨는 김 씨가 페이스북에도 “꼭 한 사람에게 축하를 받고 싶었는데...”라는 의미심장한 글도 올렸다고 기억했다.
 
사건이 터지기 전날인 2월24일은 토요일로 안 전 지사가 오후 내내 KBS 명견만리 프로그램 녹화로 여의도에 머물렀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2월 24일 명견만리에서는 ‘지방이 사라진다 2부작’을 기획해 오후 두 시부터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기현 울산 시장을 초청해 녹화를 했고 이후에는 김용택 시인과 마강래 교수가 출연했다. 하지만 3월5일 김 씨의 폭로로 KBS 측에서는 안 전 지사 분량은 방송하지 못하고 결방 처리했다.
 
주목할 점은 24일 오후 명견만리 녹화방송에 수행비서인 어 씨가 아닌 정무비서인 김 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어 씨는 “당시 충남에서 출마하는 민주당 인사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라 열렸는데 안 지사는 명견만리 녹화가 있고 해서 서울로 갔고 나는 사모를 모시고 공주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당시 사모가 ‘혼자 가겠다’해 나는 주말에 쉬었다”고 회고했다.
 
정무비서 김 씨 2월24일 安 서울 출장 수행 자청?

 
김 씨가 서울 출장을 간 것에 대해 그는 “나중에 비서실에 확인해보니 김 씨가 메시지팀에서 요청이 와서 서울 출장을 끊어 안 전 지사를 수행한 것을 알았다”며 “그러나 TV녹화는 메시지팀과 공보팀이 수행하는 것인데 정무팀 소속인 김 씨가 굳이 정무적 행사도 아닌데 갈 필요가 없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또한 어 씨는 메시지팀에서 김 씨의 지원 요청을 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시지팀에서는 김 씨가 내가 요청해서 현지 수행을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행 비서인 나나 비서실장 누구에게도 김 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씨가 비서실과 메시지팀 양쪽에다 거짓말을 하고 참석했다는 주장이다.
 
사건이 발생한 2월 25일도 어 씨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 씨는 “안 지사는 당시 녹화를 마치고 24일밤 오피스텔에 머무른 것은 사실이고 CCTV에도 나타나 있다”며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2월25일 관사에서 성폭행이 이뤄진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날에는 안 지사는 친척 결혼식에 참석해 관사에 머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도지사가 머무는 관사 입구에는 24시간 청경이 지키고 있고 CCTV도 설치돼 있어 아무리 김 씨라도 관사 출입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나도 관사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도를 보고 청경한테 확인해 본 결과 ‘김 씨가 25일 관사에 온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제3자 입장에서도 청경이 24시간 지키고 CCTV도 있는 데다 사모님도 관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어떻게 관사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성폭행 폭로가 터진 이후 안 전 지사의 ‘부부 별거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어 씨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사모는 서울 소재 모 대학원 박사과정 때문에 상경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거주는 관사에서 안 전 지사와 함께 했다”며 ‘자식 교육 때문에 따로 산다’, ‘부부가 소원해졌다’는 말들은 다 근거없는 헛소문이라고 전했다. 김 씨의 주장대로 사건이 벌어졌다면 관사는 아니고 오피스텔에서 벌어졌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어 씨의 주장에 대해 본지는 김 씨에게 확인하기 위해 5월4일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라고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또한 문자 메시지도 보냈지만 어떤 답장도 보내오지 않았다. 또한 본지는 김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온세상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지만 오히려 법무법인 측에서는 “김 씨 사건을 맡고 있지 않는다”는 여성 직원의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까지 2월25일 사건 관련 김 씨 측에서는 안 전 지사의 지시에 따라 마포 오피스텔에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CCTV에는 안 전 지사가 2월 24일 밤 혼자 오피스텔에 들어갔고 이어 김 씨가 24일 자정을 넘겨 들어갔다가 몇 시간 후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잡혔다.
 
김 씨 측에서는 검찰이 3월7일 마포 오피스텔 CCTV를 압수한 날 언론을 통해 “관련해 증거를 갖고 있다”며 “안 전 지사 측의 위계로 인해 김 씨가 오피스텔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김 씨가 오피스텔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과정에서 안 전 지사의 위력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입증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월 25일 마포 오피스텔에서 ‘무슨 일이…’
 

반면 안 전 지사는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재판 대비에 나서고 있다. 추가 선임된 판사 출신 김동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검사 출신 민경철 변호사도 합류했다. 안 전 지사는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관계는 인정하나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지사의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법원은 성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지사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를 재차 교체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안 전 지사 사건 재판부가 기존 형사합의12부(김성대 부장판사)에서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김성대 부장판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김 부장판사는 대전에 근무할 때 충남도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안 전 지사와) 일부 업무상 관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0∼2011년 대전지법 민사합의12부에서 근무했다. 안 전 지사는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안 전 지사 사건을 맡을 법관이 바뀐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