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장 앞 현수막(왼쪽), 구시장 앞 현수막(오른쪽)
신시장 앞 현수막(왼쪽), 구시장 앞 현수막(오른쪽)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신()시장 이전 문제로 3년째 끝 모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시장 조속한 정리’, ‘구시장 정상영업이라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노량진수산시장 주차장으로 향하는 가운데 길을 두고 신시장 앞에는 식품안전이 보장되는 신시장으로 오라’, 구시장 앞에는 전통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정상영업이라는 현수막 글귀로 대립하고 있는 것.

구시장 내부 현수막
구시장 내부 현수막

지난달 6일 법원의 세 번째 강제집행이 구시장 상인들의 강력 반발로 무산됐다. ‘퇴거 해달라는 수협 측과 나갈 수 없다는 구시장 상인들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서고 있는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극심한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17일 대법원은 명도소송에서 수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수협은 구시장 상인들에게 지난 825일까지 퇴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구시장 내부
구시장 내부

그러나 갈등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협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만큼 엄정한 법 집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구시장 상인들은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짓고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도소송에서 진 구시장 상인들이 시장에 남아 영업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구시장 상인들은 구시장 일부 존치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시장 2층
구시장 2층

앞서 정부는 지난 2004년 국책사업으로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에 착수했다. 수산물 유통체계 개선과 건립된 지 48년이 지나 노후화된 구시장의 안전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에 수협은 기존 냉동 창고를 헐고 지하 2, 지상 6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지난 201510월 완공했다. 신시장은 이듬해 3월 정식 개장했다.

그러나 상인들 상당수가 임대료와 점포면적을 문제 삼아 입주를 거부했다. 통로가 좁아 물건 진열과 작업이 어렵고 기존 물류시스템이 반영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게 상인들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수협 측은 임대료와 점포 면적은 앞서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임대료와 점포 크기 문제 등을 놓고 시작된 갈등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 중재로 강등조정협의회가 5번이나 열리는 등 양측이 50여차례 만났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구시장 내부 전경
구시장 내부 전경

3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 불법점유 상점들에 대해 지난 812일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구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해 4월에도 한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철수한 바 있다.

수협과 구시장상인들 간 극단적 대치 속에 대화 창구마저 끊긴다면 강제집행을 두고, 또 한 번의 물리적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산업계 안팎에서는 신시장 이주를 둘러싼 갈등이 지나치게 소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시장 내부
구시장 내부

한편 1일 오전 노량진수산시장대책위원회는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중앙통로에서 노량진 구시장 불법 강제집행 규탄대회를 연다고 밝혔으나 시작 시간이 1시간정도 지난 뒤 돌연 집회 취소를 알렸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구시장 내부에서 강제집행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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