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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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보수 야권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2022년 대선이 이제 18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강력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불임 정당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415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한 보수 진영은 차기 대선 승리를 노릴 자신감 마저 상실한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언급했던 20년 장기 집권론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 대선 때 출마했던 주자로 다음을 노리기는 불안하고 그렇다고 잠재력을 가진 제3의 대선후보도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연일 차기 대선주자론에 대해 발언을 쏟아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보수진영을 구원할 어떤 비책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일까.

- 불임정당 통합당, 대선 패배 위기감 증폭유력주자 없어 여기저기 기웃
-김종인 개헌 카드로 대선판 흔들 가능성 거론, ‘접촉 외부인사실체는?

415총선에 이어 차기 대선도 패배할 위기에 처한 보수진영에서는 군소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2위와 3, 4위를 각각 차지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통합당 의원의 재도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통합당 내에서는 이들은 이미 국민적 평가를 받았고, 이미지가 소진될 대로 소진돼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있지만 이들의 현재의 낮은 대선후보 지지율로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뢰로 지난달 22~26일 실시한 6월 정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정례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에서 1위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30.8%), 2위는 이재명 경기지사(15.6%)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 처음으로 포함된 윤석열 검찰총장은 10.1%를 얻어 3위에 올랐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5.3%)4위를,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4.8%)5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4.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9%), 원희룡 제주도지사(2.7%), 심상정 정의당 대표(2.5%), 박원순 서울시장(2.4%), 유승민 통합당 전 의원(2.3%),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1.7%),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1.5%) 순이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직 검찰총장으로 아직 임기가 1년이 남았고,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윤 총장이 보수진영에서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실상 불임정당인 통합당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통합당 내에서는 최근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뜬구름잡는 듯한 주자들이 거론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망론에 백종원김종인 주자론까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당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차기 대권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백종원 씨(외식사업가방송인) 같은 분은 어때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대선 주자로)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라며 팔순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통합당 초선 의원들도 김종인 대망론띄우기에 나섰다는 얘기도 있다. 당내 비주류로 기댈 곳이 없는 초선 의원들이 김 비대위원장을 띄우는 배경은 현재 통합당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김 비대위원장 라인에 일단 서야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정국에서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망론도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직 검찰총장인 윤 총장이 직접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허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정치판에서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백종원 주자론에 대해 사람을 존중하고 키워야 할 당이 비대위원장의 허언으로 이렇게 희화화되는 모습이 참 씁쓸하다면서 세간에서는 통합당 후보를 놓고 백종원보다 임영웅이지등 조롱 섞인 농담이 돌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몇몇 언론에는 김종인 대망론이 등장하기도 한다면서 “(김 비대위원장이)저희가 드린 직책을 가지고 자신의 마케팅을 하려 했다면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같은 통합당의 현실에 대해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고 보수진영이 총체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주자들도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비상대책위원회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면 대선주자들이 지지율을 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헛다리를 짚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시원치 않은 야권주자들은 더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외부인사 2대선 타진설 들썩

야권이 대선주자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은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무성 전 의원의 숨겨둔 비책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통합당 합류 직전 외부인사 2명을 면담하고 차기 대선에 나설 뜻이 없는지 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부인사 2인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 두 사람은 일단 고민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근까지도 김 위원장과 연락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외부인사 2인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 홍정욱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입장이고, 김 전 부총리도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 밖에서도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깥에 그런 사람이 틀림없이 있다당에 오기 전에도 다음 대통령감이 어떤 사람일까 관심 있게 관찰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권고도 해봤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11월 정도는 나와서 자기 표현을 하고 시작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정상적이라며 올해 연말을 출사표 시한으로 제시했다. 김무성 전 의원의 경우 최근 45명의 통합당 전직 의원들과 함께 만든 더 좋은 세상으로포럼을 킹메이킹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부터 대통령 될 줄 알았나라며 후보 선출 과정에서 장기가 부각되면 충분히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연일 언론을 통해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론을 띄우고 있지만 아직 이를 투영할 제3의 대선주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이들의 비책이 요란한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종인 의원내각제수렴청정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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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김종인 발()’ 비책은 개헌 카드를 통한 수렴청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가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의원 내각제개헌 시도로 대선 판을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3월 회고록에서 내각제로의 분권형 개헌이 국가와 정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망론을 꿈꾸고는 있으나 대선주자 지지율이 오르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여권의 ‘2군 잠룡주자들도 대통령 중임제보다 의원 내각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과 김 비대위원장 간의 이해관계가 맞을 경우 개헌 추진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의 대선에 대한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변화이미지를 가진 대선후보를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철학자 탁석산 박사는 지난달 29MBN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낙연 의원이 계속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 의원의 장점인 안정감이라는 이미지는 변화를 통해서 지금까지 성공해왔던 더불어민주당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이낙연 의원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통합당이 무조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대선후보를 낼 경우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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