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a/s] 특수경비·환경 노동자 "정규직 전환 사탕발림 꼼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국중부발전이 시끄럽다. 최근 중부발전 특수경비지회.환경지회는 충남 보령 한국중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약속했던 것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노동조합은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를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며 "정부는 직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이 아닌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도 정규이라고 규정, 공공기관 자회사라는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부발전서비스의 모회사인 한국중부발전과 5개 발전사, 그리고 수많은 공공기관은 약속이나 한 듯 기계처럼 찍어낸 자회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제는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사안이기도 하다.

 황운하 의원 "공공기관 자회사, 또다른 비정규직 양산”
 사측 "자회사 전환, 수혜 많음에도 정책 효과 폄하"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체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 의원은 “5개 발전공기업(한국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발전)은 고 김용균씨가 일했던 석탄 컨베이어벨트 운전원 등에 300여 명의 비정규직을 또 양산했다”며 “산업부와 5개 발전공기업은 언제까지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것인지 시간표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8년 12월 김용균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정부는 석탄발전소 작업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2인 1조 시행 등 긴급안전조치를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5개 발전공기업은 석탄 컨베이어벨트, 탈황설비, 회처리 작업 등에 2인 1조 구성을 위해 긴급인력과 추가 필요인력을 투입했다. 중부발전은 보령과 신보령화력발전소에 53명을 각각 투입했다.

그런데 이들 모두 3개월 용역계약 연장에 맞춰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거나 1년 계약을 체결한 비정규직이었다.

민주노총 등 60여명, 보령 본사 앞에서 규탄

노조에 따르면 '2년 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인 중부발전은 중부발전서비스라는 자회사라는 꼼수로 정규직화로 규정하고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면서 '당시 약속했던 노사합의 내용이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하나도 이행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불이익이 두려워 '기존 용역회사 시절의 낙찰률 관행을 벗어나 높은 낙찰률로 처우를 개선해주겠다', '모회사만큼은 아닐지라도 사내복지기금을 공동 활용해 23억 원의 사내복지기금을 자회사에 출연해주겠다'는 등의 수많은 사탕발림으로 노동자들을 몰아왔다'면서 '낙찰률은 용역회사 시절보다 오히려 하락한 88%를 적용해 자회사 직원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낙찰률은 용역회사 시절보다 오히려 하락한 88%를 적용해 목줄을 죄고 있고, 사내복지기금은 2년이 넘도록 지급되지 않다가 올해 처음 1억8000여만원만 지급했다"며 "약속한 노사협의회 역시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는 등 환경개선과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번번이 묵살됐다"고 성토했다.

또한 "한국중부발전은 성의 없는 태도로 노동자를 대놓고 무시하며 대화 창구에서도 '예를 든 것뿐이지, 그렇다고 약속한 것이 아니며 법적으로 문제없다' 등의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 협의회 당시 한 책임자는 공식석상에서 노동자 대표에게 '웃기고 있네',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와 같은 말을 해 갑질과 오만함을 보였다"고 공격했다.

이날 연대사에 나선 진보당 충남도당 김영호 위원장은 "중부발전 본사에 와서 깜짝 놀랐다. 본사 건물을 이렇게 으리으리하게 건물을 지어 놓고 실제 발전소의 주역인 노동자들에 대한 행태에 천박하다"면서 "자회사 뒤에서 숨어서 노동자들과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당당히 나와서 노동자 처우개선과 약속 지키시길 바란다. 진보당 함께 연대하면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부발전은 지역 신문을 통해 "허울뿐인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 주장은 지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회사 노사가 참여한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전환방식과 처우조건을 2018년 12월 합의한 결정 사항"이라며 "(자회사)전환으로 수혜가 많음에도 정책효과를 폄하하는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노사협의회와 관련해서는 "모 회사(한국중부발전) 공동협의회를 2019년 10월 구성, 자회사 근로자 처우개선 등 경영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사업소별 정례적 협력업체 간담회를 통해서도 근로자의 안전 및 근무환경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중부발전은 국내 전력공급의 10% 내외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전력공사가 최대주주로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1999년 1월2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기본계획인 한국전력공사의 발전부문 및 배전부문의 민영화 계획과 2000년 12월 23일자로 의결·공포된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에 따른 한국전력공사의 물적분할에 의해 2001년 4월 2일에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시장형 공기업이다.

화력발전소 중 가장 큰 규모였던 보령화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또한 5개 발전사 중 해외사업이 가장 활발하고 성과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탄중자티 화력발전소와 왐푸,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총 발전설비용량은 8,434MW이며 국내 전력공급의 9.7%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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