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사진=김혜진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사진=김혜진 기자]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서울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명소, 그리고 장인(匠人)들이 있다. 일요서울은 드넓은 도심 이면에 숨겨진 곳곳의 공간들과 오랜 세월 역사를 간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서울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최대 규모의 수산물 도매 시장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9호선 노량진역 7, 9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 보면 야채 등을 파는 상인들이 모여 있는 지하 통로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 계단을 올라오자 ‘Welcome 노량진 수산시장’이라고 적힌 푯말이 보였다. 서울의 횟집 명소를 잘 찾아온 듯했다. 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짭조름한 바다의 향과 생선의 비릿한 향이 동시에 느껴지기 시작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1927년 서울역 옆 의주로에서 시작돼 90여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수산시장은 1971년 노량진으로 이전 후 수협이 인수하며 서울과 전국을 대표하는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 문제를 두고 발생한 구시장과 신시장 간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전경 [사진=김혜진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전경 [사진=김혜진 기자]

본격적으로 수산시장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횟집 코너들에 압도당했다. 수산시장은 지상 6층과 지하 2층으로 이뤄진 공간이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1층과 2층을 찾게 되는데 1층에는 주로 수산물 도매시장이 자리하고 있고 1층에서 고른 횟감은 2층에 있는 식당에서 바로 맛볼 수 있다. 2층에는 식당뿐 아니라 건어물, 젓갈류, 어패류, 활낙지 등 더 다양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3층과 4층은 주차장, 5층과 6층은 이곳 수산시장 관련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1층 코너를 지나다 보니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답게 광어, 연어, 우럭, 도미 등 활어 횟감부터 전복, 조개, 낙지, 새우, 가리비, 개불, 킹크랩 등 어패류를 비롯한 바다에서 나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들이 깔끔하게 진열돼 있다. 한 상인은 새벽에 오면 수산물 경매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고 알려 줬다. 그에 따르면 수산물 경매는 신선함 때문에 해산물이 도착하자마자 이뤄지는데 고급 활어와 선어 등은 새벽에 진행된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이곳을 주로 찾는다. 

다양한 횟감이 진열돼있는 모습 [사진=김혜진 기자]
다양한 횟감이 진열돼있는 모습 [사진=김혜진 기자]
다양한 횟감이 진열돼있는 모습 [사진=김혜진 기자]
다양한 횟감이 진열돼있는 모습 [사진=김혜진 기자]

신선한 회를 먹어 보기 위해 횟집을 둘러보는데 “우리 집 회가 신선하다”며 빠르게 손짓하는 상인들이 여럿 있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교적 한산한 시장에서 상인들은 잠깐 앉아 있다가도 손님들이 구경을 하려 하면 벌떡 일어나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모습도 보였다. 모든 횟집의 수산물이 신선해 보여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돼 수산시장의 해산물 시세와 별점 등이 기록돼 있는 어플을 이용해 도움을 받았다.

별 4개 반으로 평점이 좋은 한 횟집에서 신선한 연어회를 구매해 2층의 깔끔한 식당을 소개 받아 올라갔다. 이곳에선 상 차림비를 따로 냈지만 회가 전체적으로 저렴하고 푸짐한 편이라 가족, 친구, 연인 등 누구와 함께 와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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