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行’ 장병규 의장, 상장 앞두고 직원에 1000억 주식 배분

크래프톤이 상장 한 달을 앞두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시총 장외가 기준 24조 원에 달하면서 코스피 10위권을 넘보고 있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상장 한 달을 앞두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시총 장외가 기준 24조 원에 달하면서 코스피 10위권을 넘보고 있다. [크래프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크래프톤의 코스피(KOSPI)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이어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크래프톤은 특정 장르에 경쟁력 있는 게임 제작 능력을 갖춘 ‘펍지 스튜디오’와 ‘블루홀스튜디오’ 등 독립스튜디오들로 구성된 게임 제작·배급사다. 그간 배틀그라운드 등을 배급하며 7건의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하는 등 글로벌 게입 업계 최대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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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18일 일요서울에 “장병규 의장은 최근 모교인 카이스트(KAIST)에서 강의도 하며 주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미 한 해의 절반을 모교에서 보내고 있다. 제2, 제3의 장병규를 배출하기 위한 재능기부에 나선 것.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관학교’를 만들어 후배들의 코딩 몰입을 돕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내려놓은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업계는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가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장 의장은 이와 관련 크래프톤의 몸값 올리기에 집중했다. 지난해 초 기업가치가 4조~6조 원 수준이었는데, 이미 장외시장 기준 24조 원을 호가하며 1년 만에 6배를 넘어섰다.

장 의장은 꾸준히 기업공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2018년 IPO 계획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그의 경영 복귀가 신호를 준 셈이다. 복귀 1년 만에 기업공개가 진행되며 6월 현재 크래프톤은 코스피 상장을 한 달 앞두고 있다. 앞서 그는 전 세계 크래프톤 직원 등에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무료로 배분하기도 했다.

역대 최대 규모 공모자금 5조6000억 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오래전부터 크래프톤의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크래프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오래전부터 크래프톤의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공개한 1주당 공모가는 45만8000원부터 55만7000원 선이다. 공모주식 수는 1006만 230주로 공모자금이 최대 5.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투자기관들의 수요예측은 이달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2주간 진행되며,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내달 14일과 15일 일반 투자자의 청약이 시작된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상장은 7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이며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이미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53.6% 증가하며 1조670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 증가한 7739억 원,5563억 원을 달성했다. 올 1분기의 매출액은 46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4%인 4390억 원이 해외 매출로 확인됐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올해 매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절반에 가까운 49.3%를 기록해 업계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94%에 이르며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이런 성장과 성공의 비결로는 차별적인 기업 운영을 꼽을 수 있다. 일찍부터 독립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 특화된 제작 능력을 갖췄다. 대표작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게임 개발에 주력했다. 배틀그라운드는 75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모바일 버전(중국 제외)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억 건을 넘기며 글로벌 최강 IP로 자리매김했다.

신작 흥행 이어져 미국 알파테스트 성공

신작의 흥행도 이어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기반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NEW STATE)’는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미국 알파테스트를 성황리에 마쳤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마지막 개발 중에 있다. 사전 예약만 1700만 건을 넘겼다. 

이외에도 새로운 게임 타이틀 제작 및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윈드리스(Windless)’와 같이 게임 및 출판, 영상물 등으로 콘텐츠 다각화가 가능한 IP를 지속 확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메신저 앱 ‘비트윈’ 인수, 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와의 협업 등 딥러닝,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 및 인력 확보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은 오랜 게임 제작 경험과 유례없는 성공 이력을 통해 기술력과 경쟁력, 그리고 성장 잠재력을 모두 확보한 독보적인 존재”라며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게임을 중심으로 콘텐츠 영토를 계속해서 확장해 글로벌 게임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첫 단편영화 ‘그라운드제로’

26일 공개를 예고한 ‘그라운드 제로’는 크래프톤이 ‘펍지 유니버스’를 통해 처음 제작한 단편영화다. 마블 시리즈에 캐스팅 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스타 마동석이 악명 높은 죄수 마강재 역할을 맡아 주연으로 출연한다. 크래프톤은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도 집중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게임 세계관으로 실사 영화까지 제작했다.

이달 26일 오후 4시 배틀그라운드 공식 유튜브 채널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펍지 유니버스 측은 “그라운드 제로는 유튜브로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어 신작에 목마른 액션 영화 팬들과 배틀그라운드 팬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될 것”이라며 “마동석 배우가 직접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액션 단편영화인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예상 공모가가 역대 최대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3N(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과 카카오게임즈를 넘어 게임 대장주는 물론이고 유가 증권 시장 전체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구주 매출에 대한 비중(30%)에 따라 매물 부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 크래프톤 측은 일요서울에 “구주 매출은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사인 IMM인베스트먼트의 결정”이라며 “상장 후에 매각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기에 구주 매출을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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