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종 최고 수준 높은 공모가 49만8000원 발목 잡나
기관 및 외인 등 의무보유확약 물량 ‘폭탄’ 가능성 존재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고 있으나, 외인과 기관투자자 등의 매물 폭탄 가능성 및 높은 공모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창환 기자,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고 있으나, 외인과 기관투자자 등의 매물 폭탄 가능성 및 높은 공모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창환 기자, 사진=크래프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글로벌 게임업계 최대어로 떠오른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고 있다. 첫날 마감 결과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높은 공모가에 대한 부담감과 의무보유확약을 진행하지 않은 물량 비중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으나 아직 이틀째 날이 남아 있어 여전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 첫째날 모인 증거금은 약 1조8017억 원으로 2.79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무리 됐다. 

3일 크래프톤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3.7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 2.39대 1, 삼성증권이 2.04대 1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카카오뱅크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 당시 카카오 뱅크는 1일차 청약 마감 결과 약 12조 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청약 마감과 함께 모인 증거금이 총 58조 원 수준이었으므로 첫 날 20%가 모인 셈이다. 동일한 셈법으로 계산하면 크래프톤의 이틀째 마감에서 약 9~10조 원 수준의 증거금이 모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주변에서만 맴도는 개미들 왜?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에 개인 투자자들이 모여들기 힘든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외인과 기관투자자의 미확약 비중이 약 78%에 이른다. 이는 의무보유기간이 부여되지 않은 물량으로 상장 당일 매물로 투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14일부터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크래프톤은 무려 2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배정 물량이 전체 공모물량의 55~75% 수준인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일반 청약 이후 확정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문제는 해당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수량이 22% 수준이어서 약 78%가 첫날 매물로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이 게임업계 최대 관심을 모은 크래프톤에 쉽게 청약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든 50만 원 수준의 공모가도 이번 청약이 지지부진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상장과 동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들 때쯤이면 외인이나 기관은 줄줄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른바 ‘매물 폭탄’을 염려한 개인 투자자들이 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청약에 나서길 꺼려하고 있다는 풀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은행과 보험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미확약 물량은 78.61% 비중이지만 해외투자자의 미확약 물량은 98.12%에 달해 이른바 개미들에게는 김빠진 사이다와 같은 청약이 될 수 있는 셈. 

청약 성공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변수는 충분하다. 크래프톤의 인기와 미래먹거리 전략이 여전히 투자자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다른 게임사들과는 차별적인 독립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장르별 특화된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명 ‘배그’로 불리는 대표작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게임 개발 및 배급은 글로벌 최고 성적을 누리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75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모바일 버전(중국 제외)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억 건을 넘기며 글로벌 최강 IP로 자리매김했다.

배틀그라운드 기반 신작도 2000만 건 수준의 사전예약을 비롯해 IP를 활용한 콘텐츠 다각화 및 인공지능 분야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펍지 유니버스를 통한 마동석 주인공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까지 출시하며 다양한 장르에 대한 확장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간 배틀그라운드 배급과 함께 7건의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는데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위원장직을 마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의 경영 복귀가 크래프톤의 중장기적인 전략과 혁신에 신호탄을 쏘았다는 풀이도 있다. 업계에서 크래프톤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한편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 관련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이며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아울러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은 이날(3일)을 끝으로 마감된다. 

배틀그라운드 [사진=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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