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 청년, 그들이 부르짖는 ‘민주화’ 이름으로…군부에 맞서다
총기 등 무기 사들이자 100달러 짜리 소총 3000달러까지 30배 치솟아

군부로부터 탄압과 핍박속에 목숨을 잃어가던 국민들을 앞장서서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가 군부에 선전포고를 단행했다. [이창환 기자]
군부로부터 탄압과 핍박속에 목숨을 잃어가던 국민들을 앞장서서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가 군부에 선전포고를 단행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미얀마 사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민족통합정부(NUG)가 지난 7일 군부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미얀마인들이 한푼 두푼 모아 자국의 민주화를 위해 군부를 향한 항쟁 자금을 보내고 있다. 미얀마의 소수민족들도 민주화에 동참하며 과거에 있던 서로 간의 오해를 풀고 협력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로부터 들어온 자금은 총기를 비롯한 무기 마련 비용으로 쓰이고 총기류 종류에 상관없이 사 모으고 있다. 기존 100달러 수준에 머물던 총기의 가격이 최근 30배까지 치솟았다. 

유앤 주재 미얀마 대사 두고 군부와 경쟁

NUG와 더불어 민주주의민족연합(NLD)은 유엔(UN)을 향해 유엔주재 미얀마대사로 조모툰(Kyaw Moe Tun)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모툰 대사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 민주 정권 하에서 임명됐다. 하지만 군부가 다른 인물을 내세우면서 전 세계 각지의 미얀마인 단체에서 조모툰 대사의 자격 유지 또는 유엔 대사 임명을 위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정범래 미얀마민주주의내트워크 한국 대표에 따르면 미얀마 현지에서는 10대~20대 청년들이 군부와 총칼을 맞대고 매일 전투를 치르고 있다. 제대로 갖춰진 무기가 없어 재래식 무기인 화승총까지 동원해 군부에 맞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하던 지난 2월만 하더라도 미얀마 인근 국가에서 들여올 수 있는 총기류는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당시 소총 한 자루에 100달러(약 11만7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3000달러(약 35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요. 한국에 머물고 있는 2만5000명의 미얀마 유학생과 근로자들은 NUG의 무기 구입을 위해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목숨 걸고 게릴라전 펼쳐

선전포고가 시작되고 민주항쟁을 하는 민간인들은 군부를 향해 게릴라식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군인이나 경찰이 머물고 있는 지역에 몰래 숨어들어 폭발물을 투입해 공격하고 있는 상황. 무기가 모자라 수제폭발물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군부는 총 45만 명인데 이에 대항하는 항쟁군은 10만 여명에 불과하다. 오합지졸에 불과하지만 군부로부터 미얀마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에 어느 민족 구분 없이 나서고 있다. 이들에 대한 훈련은 소수민족 가운데 군사력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카렌족이 지원에 나섰다. 

한국에 유학 또는 직장으로 와 있는 미얀마인들이 자국의 민주화를 위한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이창환 기자]
한국에 유학 또는 직장으로 와 있는 미얀마인들이 자국의 민주화를 위한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이창환 기자]

현재 미얀마 국민의 70%를 넘는 수가 민주항쟁을 지지하고 있다. 군부 지지자들은 30%정도로 추산되나 현재 NUG에 따르면 군부지지자가 5%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

정범래 대표는 “지금은 유엔에서 누구를 정식 대사로 인정하느냐가 중요한 시기”라며 “이를 통해 미얀마 민족통합정부가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군부를 몰아내는 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엔 총회에서 그렇게 결론이 날 것으로 믿고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엔총회에서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5일 민주노총은 세계 12개 국제노동조합과 함께 UN에 서한을 전달했다. “UN총회에서 미얀마 군부를 불인정하고, 민족통합정부(NUG)를 대표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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