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달 들어 휘발유 가격 넘어선 경유 가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여파가 국제유가에 미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여파가 국제유가에 미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전 세계를 감싸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여파가 국내 경기까지 흔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면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서민  경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석유제품 가격이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가격이 휘발유값과 거의 동일한 수준까지 오르며 일각에서는 역전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6일 기준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919.28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26일 평균 1581.41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개월 만에 337.87원(약 21%)이 오른 가격이다.

정부는 당초 오는 4월까지만 연장하기로 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에 대한 추가적인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치솟는 국제유가로 인해 단순히 기존과 동일한 비율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나왔다.  

20%유류세 인하가 유지된 상태에서 국제유가가 지속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 가격은 그대로 상승하고 있어서다.

인플레이션, 소비심리 우려…유류세 인하폭 확대 검토

이에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 부처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수주 전부터 관련 업계에서 정부에 지원 방안에 대한 요청이 있어온 것도 이유다.

앞서 언급했듯 기재부는 오는 4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계획된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오는 7월까지 추가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국내 경기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접어들자 유류세 인하를 법정 한도 비율까지 낮추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대를 지속 유지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월 대비 3.7% 오르면서 이달에는 4%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하는 등 오는 6월 예정된 지방 선거에서 여론을 의식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4일 "고유가 및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서민들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에 주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산업계 일각이거는 정부의 대책 마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의 수입 가격에 비해 국내에 공급할 때 부여되는 세금 산정 방식이 달라 유류세 인하율 적용 방안에 대한 현실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제유가, 경유 가격 휘발유 가격 추월

실제 국제유가를 들여다보면 경유 가격이 훨씬 높게 거래되고 있다. 경유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면서 불안한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공급하는 휘발유 대비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이 훨씬 적다.

이에 이미 일부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의 역전 현상으로, 휘발유 보다 비싼 경유를 판매하고 있는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지난 2월26일을 가준으로 배럴당 115달러 전후반을 기록했던 국제유가 기준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이미 이달을 지나며,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훨씬 앞질렀다.

3월25일 기준 국제유가 경유는 배럴당 평균 148.81달러로 휘발유 125.98달러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 검토와 카자흐스탄 송유관 가동 중단 및 미국 상업원유 재고량 감소 등에 따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소비자 물가와 인플레이션 국면에 유가 상승까지 서민 경제를 더욱 위태롭게 만드는 상황. 임기 말에 놓인 현 정부와 차기 정권이 국민들을 위한 어떤 대안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에 대한 서민들의 우려가 크다. [이창환 기자]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에 대한 서민들의 우려가 크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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