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장수 CEO 다음 숙제는 이익 다변화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이미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업계는 전문경영인들이 경영 최일선에서 그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보다는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운 경영인들에 대한 평가가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총 시기와 맞물려 전문경영인들의 연임 소식이 이어진다. 

주주총회, 새로운 ‘자본시장법’ 넘어설 전문 경영인 잡기

코로나 2년차 증시 활황에 따라 증권사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안정된 경영을 이어온 경영인들이 역할 수행에 무리가 없는 한 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자본시장법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한 이 시기를 잘 풀어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업계에서는 새 자본시장법에 대한 대응과 이익 다변화가 향후 전문경영인들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역대급 실적을 누리고 있는 만큼 전문경영인들의 이익 확대도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결국 이익 다변화를 꾀하면서도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 달라는 것이 주주들의 주문인 셈인데 금융권에서는 증권가의 CEO들이 대체로 이런 요구를 만족한다는 풀이를 내놓는다.

장기 집권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희문 메리츠 증권 대표가 1순위다.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4연임에 성공한 최 대표는 이른바 ‘최장수’ CEO다. 증권업계 최초의 4연임이라는 타이틀은 그의 경영인으로서의 성적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향후 경영 방향을 결정짓는 데 대한 부담도 함께 가져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NH투자증권도 주목한다. 정영채 사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2연임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번에 연임이 결정되면서 주주들은 그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발목이 잡힐 뻔 했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피해 원금 100% 보상을 내걸고 합의를 이끌어 낸 것도 그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주주총회에 앞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 옵티머스펀드 관련 전략적 사후 대응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정 사장에 대한 단독 후보 추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말 승진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금융권 증권업계 최초의 전문경영인이자 회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6년 11월 미래에셋증권 경영인으로 선임된 최 회장은 대우증권과의 통합을 진두지휘하고, 업계 최초 고객예탁자산 400조 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자기자본 10조 원을 달성했다.

삼성가의 칼바람 속에 살아남은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도 눈에 띈다. 장석훈 사장은 지난해 삼성증권을 ‘1조 클럽’에 올린 공을 인정받았다. 삼성가에서 대부분 CEO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가운데도 연임에 성공했다. 향후 2년간 그의 역할이 주목된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 키움증권이 자기자본 3조 원을 넘어서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앞두고 있어 그의 다음 임기도 기대된다. 특히 초대형 IB(투자은행)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정책의 변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각종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할 때라는 풀이가 나온다. 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투자업계에서도 안정을 중심으로 하는 이익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 연임에 성공한 전문경영인들의 다음 숙제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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