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 부침에도 지지율 반등 ‘밋밋’...강성 팬덤에 고립된 野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지율 모멘텀이 꺾인 채 부진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국정지지율은 20%대 저점에 갇혔고, 여당도 이준석발(發) 내홍으로 정당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선 여당과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2024 총선 텃밭갈이를 할 수 있는 호기이자, 국회 여소야대 프레임을 굳힐 수 있는 더없는 기회다. 그럼에도 반사이익은커녕 여당과 정당지지율에서 동률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는 등 박스권에 그쳐있는 모습이다. 집권 당정이 대내외적 혼란에 봉착한 상황에서 야당 지지율도 함께 정체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정가에선 거대야당의 이같은 지지율 흐름에 대해 “미스터리”라고 입을 모은다. 

정기국회에 돌입한 169석 ‘슈퍼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며 정국 주도권 쟁취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10월 첫 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도 60~7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대부분 연령층에서 60%대를 넘어선 실정이다. 그러나 야당은 여권의 잇따른 악재에도 민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모양새다. 오히려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다소 앞서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로도 나타난다.

與野 정당지지율, 30%대에서 ‘엎치락뒤치락’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10월 1주차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지난 6일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주와 동일한 34%를, 민주당은 전주(29%) 대비 3%포인트 상승한 32%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 정당지지율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36%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30%에 그쳤다. 다만 인천‧경기에서는 여야가 32%로 동률을 기록했다. 연령별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였고, 민주당이 30~50대에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20대의 경우 여야 지지율이 24%로 같았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5%였다.

한국리서치 정치 여론분석 전문가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20%대로 하락세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지지율이 오히려 여당을 밑도는 것은 의아한 결과”라며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취임 이후 신규 지지층 유입보다 전통 지지층과 진보성향 중도층의 이탈 폭이 더욱 컸던 게 주요인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또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10월 1주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여야 정당지지율이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38.4%, 더불어민주당 37.3%, 정의당 2.6%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전주 대비 2.6%포인트, 2.1%포인트씩 상승해 1.1%포인트의 오차범위 내 극세사 격차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10‧20대에서 민주당이 35.3%로 국민의힘(34.5%)을 0.8%포인트 앞섰고, 30대에선 국민의힘이 41.3%로 32.2%를 기록한 민주당과 9.1%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진보정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40대에서는 역시나 민주당이 49.5%의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며 국민의힘(23.6%)을 압도했다. 다만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52.7%의 지지율을 얻으며 민주당(29.5%)에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이 서울(40.9%), 강원·제주(38.1%), 부산·울산·경남(49.1%), 대구·경북(54.5%)에서 민주당을 앞질렀다. 반면 민주당은 경기·인천(41.7%), 대전·충청·세종(35.7%), 전남·광주·전북(56.9%)에서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지난 2~3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25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알앤써치 여론조사 담당 분석 전문가는 “사실 여야 정당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인 만큼 일도양단으로 특정 정당이 민심 우위를 가져갔다고 보긴 어려운 지지율 양상”이라며 “다만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이라는 공식을 깨고 국민의힘이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야당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민주당의 지지율 정체 현상을 “여권에 실망해 돌아선 중도 민심이 야당으로 흡수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라며 “현 정부에 실망감을 느낀 중도층이 야당으로 편입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윤 대통령이 취임 초기인 데다 여야 정쟁이 지속되는 분위기라 중도 표심이 정당 지지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에 참석해 당원과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에 참석해 당원과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연신 與 때려도 지지율은 제자리” 친명 팬덤에 갇힌 野

이렇듯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기국회에 돌입한 여야가 정쟁 일변도를 보이면서 중도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실상 여야 모두 골수 팬덤 지지층만 남은 상태라는 것. 

다만 국민의힘은 지난 6일 법원의 비대위 추가 가처분 기각 판결로 민생 현안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지지율 반등 요소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내홍이 일단락되면서, ‘용산발 리스크’라는 외부 요인만 제외하면 뚜렷한 대형 악재가 없기 때문.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주요 일정에서 과도한 정쟁화로 ‘헛스윙’만 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으로 여소야대 극복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중평이다.         

반면 민주당에선 최근 “(여권을) 연신 때렸는데도 지지율은 제자리”라며 내부 회의론이 제기된다. “대여 총력전을 폈음에도 당 지지율이 멈춰있다. 민생특위까지 가동하는 등 방법론을 총동원하고 있는데도 여당 지지율을 밑돈다는 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이 본지 기자에게 털어놓은 푸념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 지지율 정체의 본질은 이른바 ‘개딸’ 등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존재에 있다고 지목한다. 한국갤럽연구소 소속 한 분석가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던 친문(친문재인)들이 이탈하고 ‘개딸’ 등 신규 강성 지지층이 그 공백을 대체했다”라며 “지금으로선 (민주당 지지층의) 규모가 커지기 어려운 구조다. 민주당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선 민생 의제 차별화는 물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같은 중도 대표성을 지닌 인물이 필요한데 이들 모두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또 일각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개딸 사랑’ 행보가 중도·진보 지지층의 거부감을 부추기며 ‘표심 유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5일 민주당 중앙당사에는 이 대표의 ‘특별 지시’로 당원존(Zone)이 마련됐다. 이는 지난 8월 이 대표의 핵심 팬덤인 개딸(개혁의딸) 등이 민주당 청원 시스템에 “현재 민주당사가 당직자만을 위한 요새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당사 개방을 요구하자, 당이 이를 받아들여 당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안팎에선 민주당원들을 위해 마련된 공적 공간이 개딸들의 전유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 기사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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