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美서 전기차 부문 최상위권 랭크 전망
“미국 내 현대차 경쟁력 확인…IRA가 향후 시험대”

현대차‧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뉴시스]
현대차‧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11%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미국 시장 가능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은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를 합쳐 올해 미국의 신차 시장에서 11%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진출 35년 만에 첫 두 자릿수 대 점유율을 달성한 현대차의 성장 속도는 경쟁사들을 앞선다. 지난 1957년 미국에 진출한 일본 도요타가 2002년에야 시장 점유율 10% 고지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무려 10년이나 빠른 셈이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올해 전체로도 전기차 부문 최상위권에 랭크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부문의 경우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세액공제 차별을 받게 된 것이 향후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슬라‧포드‧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산 전기차들과 불리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최근 수요 둔화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고, 본격적으로 전기차 경쟁이 시작되는 미국 시장에서 IRA법안으로 인한 보조금 배제 이슈도 부정적”이라며 “경쟁 심화와 전기차 수익성 악화, 비인기차종을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상승세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연구원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현대차가 주최한 미국 산업 시찰에 참가해 주요 사업장을 방문했다”며 “이를 통해 미국 시장 내 본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력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 딜러샵과 미국 판매법인은 여전히 대기 수요가 더 높으며 산업 전반의 동일한 충격이기에 각 기업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며 “전기차 보조금 배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전기차의 높은 수요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경쟁 심화 상반기보다 뚜렷…IRA로 전기차 수익성도 악화”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내 현대차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나 업계 전반의 경쟁 심화는 상반기보다 더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면서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가 둔화되며 딜러들의 높았던 신차 판매 수익성이 점차 정상화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고가 쌓이면서 비인기 차종 중심으로 인센티브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IRA로 인해 전기차 수익성도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내년은 올해보다 이익을 늘리기 쉽지 않은 외부 환경에 놓였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 규모는 최대 해외시장인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미국시장에서 보인 성과가 우연이나 반사이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우려보다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기차 모델, 픽업트럭과 같은 대형 차종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물량 공급만 되면 판매 차질 우려는 크게 없을 것”이라며 “친환경차 또한 수요 대비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실제 판매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도 한국 선적 일정에 따라 모든 물량이 예약돼 있고, 입고 되는대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수요보다는 물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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