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출마 기자회견, "尹에 기대는 대표 아닌, 尹에 힘 되는 대표 될 것"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안 의원은 당 대표 후보로서 향후 윤 대통령과의 접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른바 '수도권 당대표론'을 띄우는 투 트랙 전략을 적극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안 의원의 이번 출사표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대진표에도 윤곽이 상당부분 드러난 상황. 잠정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마지막 전대 퍼즐로 지목된다. 

안 의원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총선을) 압승해야 한다"며 지난 3.9 대통령선거에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일궈낸 '정권 교체'에 방점을 찍겠다고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거듭 강조했다.

또 안 의원은 총선 압승은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은 수도권의 패배였다"며 "170석 압승을 위해서는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 170석 확보를 위해서 안철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안 의원은 총선 압승을 위한 3가지 방안으로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 선택 ▲보수·중도 통합 대표 선택 ▲공정한 공천을 할 대표 선택 등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출마 선언 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석기 사무총장, 김행 비대위원, 김병민 비대위원, 김성태 중앙위원회 의장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요 당대표 후보들의 당권 레이스도 본격화된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김기현 의원은 이날(9일) 선거 캠프 개소식을 갖고 리더십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범친윤계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지난 5일 경북 구미 소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윤 의원은 안 의원과 '수도권 출마론'을 내세운 '안윤(安·尹)연대'를 형성 중이다. 윤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전대 출마 선언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을 작성할 차례가 된 것 같다"고 축사를 보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측근) 맏형' 권성동 의원은 지난 5일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하며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하며,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 의원의 불출마 결단으로 친윤 당권주자 간 내부 교통정리가 빠르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특히 또 다른 윤핵관 멤버인 장제원 의원과 연대한 김 의원을 중심으로 친윤 표심이 쏠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잠정 당권주자로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9일 현재까지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나 부위원장의 경우 저출산 정책 노선을 두고 대통령실과 미묘한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당권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평가다. 유 전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차기 전대에서 친윤 당권주자들에 비해 당심 소구력이 크게 희석됐다는 점을 의식해 출마 여부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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