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IMF는 세계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하였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은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헌데 어려운 여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적과 주가 모두 고공행진을 하는 기업이 눈에 띈다.

미국의 미용 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울타뷰티이다. 미국에서만 1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여 동종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기업이다. 한국 CJ ‘올리브영’의 확장 버전이라 비교할 수 있겠다. 울타뷰티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미국 미용 제품 유통산업 내 점유율이 꾸준히 우상향 추세이다. 미국의 미용 제품 유통 시장은 울타뷰티를 포함한 전문 유통기업과 백화점,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몰 등 어느 하나 확실히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매우 파편화되어 있다.

그런데 백화점은 고가 제품과 상담 서비스가 가능하나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온라인 쇼핑몰은 편의성은 극대화되지만, 테스트할 수 없는 등 각각 단점들이 최소 하나 이상 존재한다.

울타뷰티는 이 모든 경쟁업체의 단점을 ‘올인원’ 전략으로 한꺼번에 보완했다. 화장품, 스킨케어, 헤어케어 등 대부분의 미용 제품과 거의 모든 가격 영역대의 브랜드를 두루 갖추었으며 동시에 전문적인 상담과 매장 내 살롱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전체 매출에서 자체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4%로 업계 평균 17%보다 높을 정도로 고객 친화적 온라인 쇼핑몰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잠재적으로 원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촘촘히 제공함으로써 모든 미용 관련 제품 구입은 울타뷰티에서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엄청난 수의 충성 고객으로 증명되는데 울타뷰티의 멤버십 가입자 수는 약 4천만 명으로 스타벅스의 약 3천만 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둘째, 울타뷰티의 주력인 중저가 미용 제품은 대표적인 불황 수혜 제품군이다. 경기가 악화하여도 화장품은 포기할 수 없는 필수재이며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소소한 만족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중저가 제품에 소비가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데이터로 증명된다. 미국의 소비가 주춤하기 시작한 지난겨울 분기 소비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저가 미용 관련 제품들의 소비가 의류 등 비교군 대비 가장 좋았다. 2023년 봄 분기 데이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하여, 울타뷰티는 이미 2008년 금융 위기 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울타뷰티의 매출은 앞서 언급한 중저가 집중 현상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 상승할 수 있었다. 심지어 최악의 경제 여건 속에서도 2009년 63개의 신규 매장을 개설하고 매장 폐쇄는 1개에 불과할 만큼 공격적인 전략을 수행할 정도로 업황이 좋았다.

셋째, 울타뷰티는 10대들의 최선호 화장품 구입처로 거듭나고 있다. 2022년 파이프 샌들러 증권사가 1만여 명의 미국 10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울타뷰티는 가장 선호하는 화장품 구입처로 꼽혔다. 42%의 득표율로 2위 세포라의 23%를 크게 앞질렀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체 인구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상회하여 향후 소비의 중심축인 MZ 세대의 의중이 매우 중요한데 이들의 공략에 성공한 것은 의미가 크다.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던 울타뷰티는 2023년 3월 샤넬과 디올 등을 포함한 럭셔리 카테고리를 신설하였는데, 포섭한 어린 세대의 자연스러운 구매력 향상에 발맞춰 중장기적으로 명품 시장까지 섭렵하겠다는 전략이다.

울타 뷰티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수혜를 보는 기업이라지만 결코 앉아서 얻어낸 성과가 아니다. 2018년 기획한 올인원 전략의 5년간 성공적 집행은 물론, 10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유행하기 시작하는 작은 브랜드를 발 빠르게 입점시키고 문화와 사회정치적 변화를 마케팅에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AI를 활용한 가상 화장품 테스트 등도 시험하고 있다. 호의적인 업황 속에서 주도면밀한 전략을 충실히 실행 중인 울타 뷰티의 2023년 도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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