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메타버스(가상현실)와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을 넘어서기 시작한 디지털 광고는 엄청난 화제였다.

최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를 필두로 AI(인공지능)의 화두이다. 각각 단기적인 주목도는 편차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 미래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차세대 기술 트렌드들이다. 그런데 이 3가지 기술 트렌드를 모두 사업영역으로 아우르는 흥미로운 사업체가 있다. 미국의 IT 기업인 유니티 소프트웨어(이하 유니티)이다.

유니티는 컴퓨터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 엔진이 대표적 사업이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게임 개발의 약 50%가 유니티를 사용해 개발되었을 정도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이외에 2020년 6월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엔진 출시 이후 압도적인 메타버스 제작 플랫폼으로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이 자랑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도 자체 기술이 아닌 유니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게임 전문 디지털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며 역시 구글 등과 함께 수위 업체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3가지 기술 트렌드와 유니티의 사업 영역을 바탕으로 유니티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2023년 하반기부터 유니티의 게임 개발 엔진에 AI 기술이 전면 도입된다. 대표적 기능은 자연어 인터페이스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게임 개발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그래픽을 ‘맑은 하늘 배경에 커다란 풍선 10개를 만들어 줘’와 같은 명령 입력만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미지와 더불어 오디오와 비디오도 순차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유니티는 이를 통해 게임 개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 향상은 물론, 궁극적으로 게임 개발 난도를 크게 낮춰 게임 개발 수요를 성장시키고 산업 전반의 질을 높여주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유니티는 최근 컨퍼런스 콜의 절반 이상을 AI 기술 소개와 도입 효과에 할애하였으며 매년 혁신적 AI 기술을 발표할 것임을 약속했다.

둘째, 메타버스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하며 유니티는 이를 선도할 기업 중 하나이다. 코로나 종식에 따른 관심도 하락과 여전히 양질에서 부족함이 많은 메타버스 전용 콘텐츠 등 메타버스의 성장은 다소 정체되고 있으나 잠재력은 훼손되지 않았다.

전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 내 메타버스(3D) 콘텐츠 비중은 2021년 기준 5%가 채 되지 않지만 가파른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2030년 최소 30% 선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선두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유니티의 수혜는 분명하다.

또한, 메타버스는 게임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게 될 전망이다. 이미 홍콩 공항에서는 화물과 항공기 이동 파악을 위한 가상 모델링이 도입되었으며 유니티 기술이 활용되었다. 물류 창고, 제조업에 쓰이는 디자인 툴 등 실제 산업 현장의 수요도 확인되고 있다.

셋째, 디지털 광고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유니티는 게임 제작자들과 광고주들을 연결해 주는 중개 서비스를 넘어 코로나 이후 게임 제작 및 배포 과정에서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하며 게임 광고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2년 11월 게임 광고 경쟁사 아이언소스 인수를 통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유니티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인게임 광고이다. 게임 안에 광고를 삽입한다는 개념으로서 예를 들자면 게임 내 전광판에 갤럭시 폰 광고가 등장하거나 게임 캐릭터가 먹는 햄버거가 롯데리아 버거로 보이는 구조이다.

아직 시작 단계인 이 광고 시장은 2030년까지 20조 이상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며 게임 제작과 게임 광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유니티가 가장 큰 수혜 기업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기업이 하나의 파도에만 올라타더라도 기업 가치는 수직으로 상승하기 마련이다. 유니티는 AI를 적극 활용한 게임 제작,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될 메타버스 제작과 아직 개화하지 않았으나 엄청난 규모의 게임 광고까지 총 3개의 파도에 올라타게 된다.

미래에 유니티가 모두가 아는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만큼 커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니티에 주목할 시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