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갑에서 내리 6선, 7선 당선 가능성도 높은 편?

21대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대전서구갑)의 22대 총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대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대전서구갑)의 22대 총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서울 ㅣ 대전 육심무 기자]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6개월 여 남겨 놓고도 충청 정가는 대전 선거구 증설 노력에 소속 정당을 떠나 모두가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 세종 충청지역 국회의원 선거구의 경우 헌재가 정한 기준을 전국에서 가장 잘 충족하고 있어 21대와 같은 선거판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에 대한 주민들의 호기심을 중심으로 충청 지역 정가의 동향을 차례로 짚어 본다. <편집자 주>

내년 총선에서 대전은 지역 선거구 변동 확률이 거의 없는 가운데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신예들의 도전이 예선전부터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6개 선거구를 보유하고 있는 대전은 대전시의회가 주축이 되어 선거구 증설을 건의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선거철을 앞둔 정치인들의 상투적인 말잔치라는 것이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광주에 비해 인구가 많으나 의석 수가 1석 모자란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인구나 행정구역 경계 등이 법이 정한 선거구 분구의 기본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지역 선거구 증설을 여야 구분 없이 내세우는 것은 광주나 울산 등에 비해 정치력이 형편없다는 시민들의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한밭 정치인들의 헐리웃 액션인 셈이다.

내년에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 누구도 대전 지역에 선거구가 증설될 것을 전제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진실을 얘기할 경우 소위 반 애향분자로 찍힐까 봐 입을 다물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구 의석 6석을 모두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패배함에 따라 허태정 전 시장을 비롯해 4명의 전 구청장 등 선거를 치러본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어서 공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직 구청장들의 경우 4년에서 12년까지 국회의원 선거구와 동일하거나 큰 구역의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어 현직 의원들이 내심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대전지역 예선에서 가장 관심을 받도 있는 선거구는 박병석 의원이 내리 6선을 달성해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대전 서구갑 선거구이다.

한 선거구에서 실패 없이 6선의 기록을 세운다는 것은 헌정사에 유래가 드문데다가, 박 전 의장의 역량과 지역구 관리에 쏟는 정성은 여의도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국회의장으로 본회의를 주재하던 박병석 의원
국회의장으로 본회의를 주재하던 박병석 의원

국회의장 재임 시절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을 주도하며 국가균형발전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을 받고 있으며, 평의원으로 돌아온 지금도 남아 있는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관련 절차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전시의 주요 현안에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는데, 내리 6선을 하는 동안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열정으로 지역을 챙기기로 입소문이 나 있다.

박 전 의장은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함께 같은 시기에, 같은 대전 출신이자 같은 대전고등학교 동문이면서 국회부의장에 선임되는 어려운 일을 해낸데 이어 국회의장에까지 선출되면서 JP 이후 충청권 의원으로는 최고의 국회 권력을 누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판적인 편에서는 “박 전 의장이 다른 것은 몰라도 상대 후보 복은 타고 났다”며 “현 여당이 오랫동안 경쟁력 떨어지는 인물을 박 의원의 총선 상대 후보자로 공천했고, 그 후보자는 선거 때만 움직이는 행태를 되풀이해 박 의원의 6선 쌓기의 최대 공신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을 역임한 의원들이 그 다음 총선에 출마를 하지 않는 전통(?)을 이어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서구갑 후보를 꿈꾸는 이들은 박 의원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 대전시의원은 “박병석 의원이 또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대전지역 총선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서구 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는 유성이 정치의 뿌리인 만큼 옮길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반면에 박 전 의장의 출마를 예상하는 이들은 “개딸로 대변되는 현 더불어민주당의 수뇌부들의 중도층 유권자에 대한 확장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교적 여당과의 교류 폭도 넓고,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인 박 전 의장의 출마가 지역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여야를 떠나 현재 지역 정치인 가운데 박 전 의장만큼의 역량을 지닌 인물을 다시 키우는 것이 쉬울지, 아니면 그의 역량을 한번 더 활용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이익인지를 따져본다면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 맞다”면서 “한 때 JP에 대해 쿠테타 주역이든 유신 잔당이든 간에 지역에서 정치적 역량을 대신할 인물이 있느냐며 밀어줬던 분들이 우리 지역 유권자들”이라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박병석 전 의장은 국회의장 임기를 마친 후 자신의 추후 행보에 대한 일체의 언론 인터뷰나 대외적인 발언을 하지않고 있으며, 보좌관 등 관계자들도 (출마 여부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그와 관련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 관계자는 “박 전 의장의 현재 심정은 아마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는 옛말이 가장 적당할 것”이라며 “여야의 선거구 협상이 타결되고, 각 당이 공천 기준을 발표하는 시점까지 NCND의 현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대전서구갑 공천을 희망하는 정치인들은 박 의장의 거취 표명이 있기까지는 현실적인 불이익을 우려해 드러나는 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경선 등에 대비해 다양한 물밑 작업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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