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의석 40%’ 서울, ‘野 현역 VS 與 원외당협위원장’ 대치 양상

[표 그래픽: 일요서울 편집팀]
[표 그래픽: 일요서울 편집팀]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까지 7개월 남았다. 이번 선거로 오는 2024년이면 출범 3년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반과 여야 정치지형이 전면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이 총선 분수령으로 꼽히는 수도권 표심 향배에 쏠려있다. 특히 수도권 총 121석(서울 49석‧경기 59석‧인천 13석) 중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의 심장부이자 인구 940만 명에 이르는 최대 메트로폴리스인 만큼, 총선 민심을 좌우할 핵심 지표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추석특집호를 맞아 서울 지역구 49곳에 포진한 현역 의원과 이에 대적할 여야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여야 총선 예상 대진표를 구성해 봤다.

49개 의석수를 차지하는 서울이 내년 총선에서 여야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서울 민심은 더불어민주당 35석,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12석, 국민의당 2석으로 민주당에 서울 전체 의석수의 70% 이상을 몰아줬다. 4년 뒤인 21대 총선에서도 서울은 더불어민주당 41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8석으로 민주당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렇듯 최근 8년 동안 서울 강남‧서초‧송파‧종로‧용산 등 10여 개 지역구는 보수정당에 꾸준히 표를 쥐어주고 있는 반면, 나머지 전 지역구는 대체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21대 국회도 국민의힘 권영세(용산)‧최재형(종로)‧태영호(강남갑)‧박진(강남을)‧유경준(강남병)‧조은희(서초갑)‧박성중(서초을)‧김웅(송파갑)‧배현진(송파을) 의원 등이 포진한 9개 지역구를 제외한 40곳을 민주당이 관리하고 있다. 지리적으론 40개의 민주당 지역구가 보수 우세권인 서울 중‧남부를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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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년 총선서 ‘40석 현역 철옹성’ 서울 판세 뒤집을 수 있나

이는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을 포위한 ‘수도권 총선 위기론’의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대 국회 지형만 봐도 국민의힘의 서울 의석수가 9개에 불과해 압도적인 숫적 열세에 있는 데다, 나머지 지역구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최소 4년에서 많게는 16년 동안 지역구 민심을 관리해 온 터라 여당으로선 깃발 탈환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민주당 서울 지역구에 재선 또는 3‧4선 중진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국민의힘으로선 진입로가 협소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서대문갑과 마포갑의 경우 민주당 서울권 최다선인 4선(단일 지역구) 우상호‧노웅래 의원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영남에 지분이 쏠려있는 국민의힘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인적 자원이 빈약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이에 전략공천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역구 뿌리조직인 당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현재 국민의힘 서울 원외당협위원장들이 야당 현역 의원들을 대적할 만한 체급을 갖췄느냐에 대한 의문도 엄존한다. 국민의힘 강동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주혜 의원과 양천갑 당협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 등 여당 현역 정치인들을 제외한 대부분이 중앙정치와는 거리가 먼 전직 의원이거나 관료‧기관장 출신이다.

그나마 김성태 전 의원(강서을 당협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동작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전 의원(광진을 당협위원장) 등은 각 지역구 현역 터주대감인 민주당 진성준‧이수진‧고민정 의원을 상대하기에 인지도나 정치 구력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지만, 서울 전체로 보면 국민의힘의 인적자원 공백은 여전히 큰 게 현실이다.  

내년 총선까지 7개월여 남은 시점에 여야 서울 지역구 사고(事故) 현황만 봐도 양당간 격차가 크다. 국민의힘은 9월 말 현재 사고당협이 강북을‧관악을‧구로을‧노원갑‧노원병‧마포갑‧서대문갑‧서대문을‧은평갑 등 9곳에 이르는 반면, 민주당은 사고지역위가 송파갑 한 곳에 불과하다. 통상 원내정당들이 총선 전 지역구 조직을 매개로 홍보에 나서는 만큼, 일찌감치 지역위원장 교통정리를 마친 민주당이 구(區) 단위 선거전에서 고지를 선점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국민의힘이 지역 조직 사각지대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김기현 지도부의 독자적 인재영입과 별개로 용산 대통령실 또는 내각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사고당협에 차출될 것이란 가설이 제기되는 만큼, ‘윤심(尹心) 프리미엄’과 신선함을 앞세운 용산 자원이 험지 서울에서 얼마나 소구력을 가져갈 수 있느냐도 내년 총선의 관전포인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좌), 윤석열 대통령(우) [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좌), 윤석열 대통령(우) [뉴시스]

서울, 역대 총선서 野 밀어줬지만 내년 총선은 모른다

다만 940만 인구를 보유한 서울은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영남이나 진보의 성지 호남과 달리 정세 흐름이나 현안에 따라 표심 유동이 큰 지역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이 승리를 가져간 20대 대통령선거와 8회 지방선거가 그 방증이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의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0.56%의 득표율로 45.73%를 득표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4.8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당해 3달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9.05%의 득표율로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누르며 서울시장 연임에 성공했고, 서울 기초단체장(구‧시‧군의장)도 국민의힘이 17 대 8로 민주당을 압도했다. 민주당이 지난 19‧20‧21대 총선에서 꾸준히 서울 강세를 이어왔음에도 내년 총선 만큼은 여야의 서울 정치지형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도 여야가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구심점 삼아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서울 총선의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여야 정당지지율이 정국을 뒤흔드는 이슈 물결에 엎치락뒤치락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한 사법리스크 현실화도 서울 민심을 뒤흔들 잠정 요소로 지목된다.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및 재판 경과에 따라 여야 유불리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서울 총선, 여야 화제의 지역구는

본지는 내년 총선 출마 예상자들을 현역 의원들의 재선 도전과 여야의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1순위 공천을 대전제로 대진표(상단 이미지 참조)를 작성해 봤다. 

그 중 4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안방 격인 마포갑을 비롯해 재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서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공천 낙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광진을 등이 서울 총선 주요 격전지이자 이슈 지역구로 꼽힌다.

마포갑의 경우 국민의힘의 내부 경합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합당으로 국민의힘으로 합류한 조정훈 의원(전 시대전환 대표)이 마포갑 출마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그에 앞서 마포갑 당협위원장에 출사표를 낸 여당의 유일한 ‘호남 자원’ 이용호 의원과 최승재 의원이 동 지역구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사고당협인 마포갑의 신임 당협위원장으로 누가 발탁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광진을은 당내 비주류에 속한 고민정 의원의 내년 총선 입지가 풍전등화다. 당장 공천 가능성마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광진을에서만 5선을 지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는 하마평이 돌면서 ‘고민정 총선 낙마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오신환 전 의원을 광진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하며 대항마로 내세운 상황이다.

강서을도 뜻밖의 빅매치가 성사될 전망이다. 재선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수성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3선 의정 경력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김성태 전 의원이 현실정치로 복귀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진 의원은 강서을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지만, 김 전 의원 역시 조직망과 인지도에서 현역인 진 의원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밖에 노원병의 경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여전히 공석인 가운데 노원병 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냐 국민의힘의 전략공천이냐 여부에 이목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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