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 침해' 보도 후 본지에 연락 와 "100억 잃었는데 조사는 더뎌... 피해자 속출"

지난 10월12일에서 13일 피해자 A씨와 불법 투자 리딩방의 최매니저라고 불리는 인물과의 커미션 및 계좌동결에 관한 대화 내용
지난 10월12일에서 13일 피해자 A씨와 불법 투자 리딩방의 최매니저라고 불리는 인물과의 커미션 및 계좌동결에 관한 대화 내용

[일요 서울ㅣ이지훈 기자] 불법 투자 리딩방의 사기행각이 성행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지난 4일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에 전력’...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투자리딩방 특별 단속' 제하의 온라인판 보도를 통해 국수본이 속임수를 사용해 투자자들을 현혹하거나 금품을 편취하는 민생침해 금융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 이후 본지에 한 통의 제보 연락이 왔다. 제보자 A씨는 "특정종목 시세 조정과 공모주 배정 사기를 통해 피해를 입었다 "라고 주장했다. 일요서울은 A씨와의 지난 13일 서면 및 전화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 유명 인사 사칭 투자자 현혹해 사기행각... 조직범죄에 속수무책
- 국수본 "M**앱 관련 피해 접수 늘어...특정 지역에 집중 수사 지휘"

피해를 주장하는 A씨는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60세다. 그는 불법 투자 리딩방에 가입한 경위에 대해 “밴드와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유명한 투자전문가 중 한 분의 책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해 가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리딩방에서 주식공부를 강의한다고 회원 모집을 해 무료이기도하고 투자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들어갔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A씨가 불법 투자 리딩방을 사기혐의로 거주지 인근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자료이다.
피해자 A씨가 불법 투자 리딩방을 사기혐의로 거주지 인근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자료이다.

A씨는 “M***라는 외자 계정에 가입할 수 있는 앱을 이용했으며, 가입 과정에서 신분증 제시를 통한 인증을 했다. 투자를 위해 현금을 입금할 때마다 다른 계좌를 알려주며 입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 A씨는 수상함을 느꼈다. A씨는 "김교수, 최매니저라는 인물 등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주식 관련 정보나 트레이딩시스템을 보여주며 (믿게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곤 ‘바람잡이’들로 구성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방에는 A씨를 포함한 50여 명이 함께 했다고 한다. 

A씨를 포함한 이 방에서 활동 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가입자들은 “일중거래, 즉 특정종목 시세 조정과 공모주 배정 사기를 통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약 1억 원가량 피해를 봤다. 이 방 피해자들의 총 금액을 추산하면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이들은 단톡방을 만들어 서로의 피해 규모와 수사 정보 등을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거주지 인근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는 "(국수본이) 각 지역의 동일 수법의 불법 투자 리딩방 사기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 진행을 해주시기를 촉구한다”며 “현재도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종식해주시길 바라며, 무엇보다도 피해금액이 많으므로 속히 피해 금액을 회수 할 수 있는 방안 또는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국수본 관계자 본지에  최근 M**앱 관련 피해 사고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M**관련 피해 사건 접수가 최근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특정 지역에 집중 수사 지휘를 내려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미니 인터뷰-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의 이승재 대표 변호사
“범죄에 대한 처벌은 물론 피해자의 피해 복구에도 집중해야”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의 이승재 대표 변호사[제공 :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의 이승재 대표 변호사[제공 :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불법투자리딩방이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관련 법조항의 전문가인 이승재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소속 대표 형사 전문 변호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불법 투자 리딩방이 성행하는 이유는
- 우리나라는 개인의 직접 투자 비율이 높은 국가인데, 최근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확실하게 돈을 벌어주겠다고 하는 불법 투자 리딩방 홍보 직원들의 말에 혹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카카오 오픈채팅방 등의 익명의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해서 범행을 하므로, 바로 검거가 쉽지 않아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유인이 되는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 ‘민생 침해 금융 범죄’ 관련 법 조항이 가진 허점은
- ‘민생 침해 금융 범죄’인 불법 사금융, 유사 수신이나 불법다단계, 불공정 거래행위, 불법 투자업체 운영의 경우, 이에 적용되는 사기죄, 유사수신행위법위반죄 등의 경우에는 범죄에 가담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에 대한 내용은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다. 

▲ 피해자들 피해 본 금액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 수사기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2019년 범죄수익추적 전담팀을 신설했다. 특정사기범죄로 취득한 재산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의 특례 규정에 따라 몰수, 추징보전 후 피해자에게 환부가 가능한데 최근에는 수사단계에서 피의자들이 보유한 재산에 빠르게 보전 조치를 하여,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로는, 피고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거나 형사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으로 피해 복구를 받을 수 있다. 형사 소송에 참여한다는 것은 고소하거나 엄벌탄원서 등을 꾸준히 제출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피고인이 합의를 시도한다면 이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피해 복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피고인에게 남은 재산이 없거나, 이미 다 빼돌리고 피해자와 합의할 마음이 없다면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법기관에서 이들의 재산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현재 국가수사본부의 대응이 빠르게 처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 너무나 많은 리딩방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그중에 무엇이 불법인지는 피해자들의 신고나 내부 제보에 의존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서 단속이나 수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불법 투자 리딩방에 의한 피해가 줄어들기 위한 방안은.
- 단속 인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으니 인원 보충이 필요하고, 또 전문가를 사칭하는 리딩방이 많으므로 카카오 오픈채팅방 개설에 제한을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확정적인 고수익을 홍보하는 것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꾸준히 홍보되어야 할 것 같다.

▲ 하고 싶은 말은.
- 불법 리딩방을 운영한 경우 사기죄가 적용되는 이외에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가 적용되어 실질적인 처벌 수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도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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