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총리 최상목·박춘섭·손병두... 고물가·고금리 경제 현안 첩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50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50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6개 부서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최상목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국토교통·농림축산 식품·해양수산·중소벤처기업·국가보훈부 장관을 교체했다. 추경호 부총리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 물러나는 장관들은 대부분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계획 중이다. 사실상 ‘총선용 개각’으로 판단된다.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의 불씨 살리는 중대한 임무 맡아
-“시장 상황 개선... 내수활성화로 이어져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지명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2기 경제팀’ 윤곽이 드러났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어려워진 민생을 안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최근 대한민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수출 회복세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고물가·고금리라는 리스크가 크다.
내수시장 활성화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2기 경제팀이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한 경기를 살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서 발표한 지난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3.8%)보다 상승 폭은 축소됐지만, 농산물 가격이 30개월 만에 최대폭 오르는 등 물가 불안은 여전했다. 

-경제 살릴 ‘어벤져스’로 거듭나나

지난 ‘1기 경제팀’은 ‘구조개혁’이라는 과제를 완벽히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윤 정부 출범 직후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구축된 ‘2기 경제팀’은 지난 1기가 마무리 짓지 못한 3대개혁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윤 대통령의 ‘2기 경제팀’을 이끌어갈 실질적인 리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5일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물가를 3%대로 빠르게 회복시키는 등 올해 지표는 안정세를 찾았지만, 유가·농산물 가격 수준이나 고금리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봄을 맞이하는 추위 속 온기가 확산할 수 있도록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작년은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너무 오른 탓에 위기와 같은 급격한 고물가에 대응해야 했고, 현재의 물가 안정은 실제 체감하는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낮추는 게 필요하며 이 기회에 구조적 노력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공급 측면의 위기로, 국내 공급망 속에서 납품하거나 생산하는 사람들이 본인 가격을 전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과거처럼 정부가 물가를 통제하는 시대가 아니라 여러 어려움이 있다.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경기 부진이라는 목줄 끊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

본지는 경제 전문가인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와 전화 통화를 나눴다.
이 교수는 윤 정부의 ‘2기 경제팀’의 새로운 과제에 대해 “과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세계 경제 다소 둔화한 상황이다. 한국 경제는 2% 성장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반도체 성장의 회복세 강직되고 있고 내년에는 회복세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인 반도체사업이 회복세로 이어지면서 그 영향이 내수 확대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내수 활성화가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년 미국은 금리 인상 동결할 것이며, 후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예상되므로 앞으로 원화 가치 안정되고 수입 물가 안정 기조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중 마찰로 인한 공급망 불안하기에 세계 경제 재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2기 경제팀’은 단기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의 삶을 옥죄는 경기 부진이라는 목줄을 끊어내기 위해 ‘2기 경제팀’은 “▲서비스 수출 기반을 강화하면서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배터리 등) 분야 공급망 B2B 거래 플랫폼을 주도하고 서비스 수출과 연계하는 전략 ▲원전, 재생에너지 등 탈탄소 에너지 기반의 강화와 함께 이를 활용한 데이터 센터를 통한 서비스 수출 활성화 ▲메모리 반도체, AI 반도체 등의 하드웨어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도 고도화하면서 데이터 센터에서의 데이터 가공 및 분석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의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슈인 요소(요소수의 원료) 같은 원자재의 조달성 다양화는 필수적이다. 조달성 확보해 두면 유연하게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중국과의 관계 중요하다. 상호 간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중·일 협력이 필연적이다. 

한국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중국에 수출하는 비율이 높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소부장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산업의 트렌드에 맞게 생길 수 있는 신사업, 신제품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도 중요할 것이다. 중국 수출의 둔화를 고려하여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도, 동남아 등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시장 개척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도 있다. 

경제단체에 소속된 경제 전문가는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이 먼저 해야 (아마 할 수 밖에 없는) 할 일은 부실 해결 또는 부실 관리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부실문제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실을 관리해 경제 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 경제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구조개혁과 신성장동력 확보도 중요한 정책과제나 구조개혁은 법률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을 달성해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이다. 신성장동력 확보는 이미 과거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큰 이견이 없는 정책과제이기 때문에 정책의 연속성도 상대적으로 보장돼 있어 기존 정책을 차질 없이 잘 수행하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현재 한국경제는 네트워크 구조변화의 전환기에 있는 상황이다. 수출입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네트워크의 구조변화가 진행 중이고 이 전환의 과정이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상황이고 세계 주요국도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추세이니만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 성장률도 이에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저성장 기조는 2~3년간 지속될 수 있다”라고 경제 상황은 현상 유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변화의 기조가 보이는 경제 시장 상황 속에서 “하지만 한국경제가 네트워크 구조 변화에 성공하고 세계 경제 여건도 호전된다면 몇 년 후에는 다시 안정적 성장기에 접어들 수도 있다. 따라서 그동안은 부실 문제 등 뇌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2기 경제팀’에 대해 “노동관련 개혁이 가장 중기중과 밀접하게 관련있다고 생각한다. 노동 개혁에 관련해 유연하게 정책을 실시해주길 바란다”고 윤 정부의 ‘2기 경제팀’에게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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