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급 가능” 개혁신당, 두 자릿수 지지율...이낙연 신당엔 반응 ‘싸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4.10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거대 여야로 점철됐던 정치권 양강구도가 제3지대 신당 출범 릴레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갑진년 새해 첫 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만 봐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가칭)’이 창당 전부터 지지율 10%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파급력을 가져가고 있다. 또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뿌리개혁 거부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독자노선을 선언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도 제3지대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낙연 신당의 경우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으로 창당에 일시적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신년 여론조사상 유의미한 파급을 가져가진 못하는 모양새다. 본지는 새해 전후로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제3지대 신당에 대한 민심 동향을 조망해 봤다.

총선 전 ‘낙준 신당’ 화두...역대 신당 성공 사례는

정치권을 양분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떠나 중립지대에서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여야 전직 당대표가 최근 화두다. 한 때 여야 권력 정점에 올랐던 이들이 4월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기성정치 탈피’를 모토로 제3지대에서 새 살림을 도모하며 새판 짜기에 나서면서다.

그러나 역대 사례를 보면 국내 정치판에서 제3지대 신당은 엄연히 성공 사례가 드문 언더독(승산이 낮은 선수)인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과거 신당이 20석 이상의 원내 교섭단체급 국회 지분을 가져가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전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전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가져간 정당은 ▲1988년 김영삼의 통일민주당(59석) ▲1992년 정주영의 통일국민당(31석) ▲1996년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50석)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38석) 등이다. 이들 신당이 기성 정당들을 위협하며 파급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대선주자급 간판 인사를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들 정당은 결국 기성 정당에 흡수되거나 해산 수순을 밟으며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제3신당이 끝내 여야 양강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퇴색하는 풍경을 지켜본 유권자들에게도 ‘신당은 글쎄’라는 DNA가 심어졌다.

여야의 체급을 초월할 만한 소프트파워 즉, 거대 정책 담론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도 제3신당이 실패를 거듭한 이유로 꼽힌다. 인물론에만 기댔던 옛 신당들의 짧은 유통기한이 이를 방증한다. ‘호남 쇼크’를 일으키며 중도정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국민의당도 간판인 안철수 의원의 정치 셈법에 따라 출범 7년 만에 국민의힘으로 흡수되며 막을 내렸다.   

다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패배주의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의 ‘개혁신당’이 당원 모집 첫 날부터 당원 2만4천여 명을 확보했고, 여야를 초월한 정치권 인사들이 이준석 신당으로 속속 몰려들면서다. 여기에 당내 헤게모니 경쟁에 휩싸인 이낙연 전 대표 등 민주당 잠정 탈당세력, 금태섭‧양향자 신당, ‘민주당 2중대’ 탈피를 자처한 정의당까지 더해져 제3지대 빅텐트가 형성될 경우 4월 총선지형이 국민의힘-민주당-제3지대 3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의 인지도가 이른바 ‘낙준 연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그렇다면 제3신당 창당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1월 첫 주 이준석‧이낙연 신당을 바라보는 민심은 어떨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준석 신당 지지율 최대 23%, 이낙연 신당은 한 자릿수

1월 첫 주 공개된 복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이달 창당대회를 앞둔 이준석 신당의 지지율은 적게는 7%에서 많게는 23%까지 여론조사별 편차가 큰 양상을 보였지만 대체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가져갔다. 신당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챙겨가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제3지대에서 일찌감치 둥지를 튼 금태섭‧양향자 신당인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이 창당 전후로 5% 미만의 미미한 지지율을 보인 것과 비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이준석계 핵심인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전 멤버가 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합류했고, 뒤이어 여야 전직 의원 3명을 시작으로 정계 인사들의 신당 합류 릴레이가 이어지는 등 여야에 쏠려있던 유권자들의 시선을 성공적으로 분산시킨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혁신당은 온라인 당원모집 개시 이틀만인 지난 5일 기준 3만 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개혁신당 측은 지금의 흐름이라면 22대 총선에서 20~25석 원대 교섭단체급 정당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해 전후로 발표된 이준석 신당의 여론조사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 7.0%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의뢰) 조사 10.0% ▲알앤써치 조사(CBS노컷뉴스 의뢰) 23.1% 등이다. 아울러 지난달 31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중앙일보 의뢰)에서는 이준석 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조사 결과를 합산한 이준석 신당 지지율 평균치는 12.3%다.  

반면 창당 수순이 가시화되지 않은 이낙연 신당의 경우 4~7%대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쳐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으로 이 전 대표의 탈당‧창당 공식화 등 일정이 밀리며 이슈 선점이 어려운 데다, 중진급 정계 인사인 이 전 대표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은 탓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잠정 파트너로 지목됐던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의 호응 부재, 이 전 대표의 호남 지역기반 약화 등도 이낙연 신당에 대한 호응도를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이낙연 신당의 여론조사별 지지율은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 4.0%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의뢰) 조사 6.0% ▲한국갤럽 조사(중앙일보 의뢰) 7.0% 등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지지율은 여전히 박빙지세다.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8.0%로 민주당(25.0%)을 3%포인트 차로 앞선 반면, 알앤써치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3.3% 지지율을 얻으며 국민의힘(38.7%)을 4.6%포인트 앞섰다. 또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7.0%, 국민의힘 33.0%로 오차범위 내 근소한 우위를 가져갔다.

이 밖에 해당 신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공통적 특징은 ‘낙준 신당’ 출범에 따른 여야 지지율 이탈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3신당을 지지한 응답자의 80~90%가 여야 지지를 보류했던 무당층 또는 샤이 지지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 관계자는 “이준석‧이낙연 신당과 무관하게 여야 지지율은 12월 조사와 대동소이한 추이를 보였다”면서 “기존 여야 지지층이 신당으로 지지를 선회한 경우는 적었고, 대부분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했던 무당층이 신당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 했다.    

한편, 상기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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