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기우 언론인]서울시장, 부산시장 승리할 수 있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대한 미래통합당 내 최근 분위기다.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과 같은 의혹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사퇴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거대 여당의 독주에 대한 민심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는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여기서 분출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선출 여부를 놓고 논쟁이 붙고 있는 사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미래통합당은 후보들 간의 물밑경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인사들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이진복, 뉴시스
이진복, 뉴시스

- 통합당, “서울시장, 부산시장 다 승리할 수 있다자신감
- 부산 유재중 박민식에 이언주 가세서울시장 혼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지난 4월 사퇴한 데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사망하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확정됐다. 미래통합당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박원순 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한 국민의 인식도 그렇고, 부동산 문제 등 아주 민심이 고약하게 흐르고 있다이러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서 통합당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다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여론도 통합당에 우호적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27~29일 전국 유권자 1511명에게 조사한 결과 통합당은 3주 연속 상승하면서 32.6%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당이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과 임대차 3법 등 각종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연일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10.6%p 크게 오른 40.8%를 나타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도 통합당의 지지율이 더 높다. 실제 PK지역에서 통합당 지지율이 41.7%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34%였다.

나아가 통합당은 선출직 공직자의 성추행이나 부정부패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문제를 일으킨 공직자의 소속 정당은 후보 공천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는 등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내년 4월 보궐 선거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서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 내에서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는가 하면, 물밑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활동 치열한 부산시장 선거

박민식, 뉴시스
박민식, 뉴시스

통합당 내에서는 부산시장 선거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선거 전략가나 전문가 그룹 등을 접촉하며 선거 캠프를 구성에 나서고 있다. 어떤 인물이 합류하느냐에 따라 당내 경선 등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산시장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이진복 전 의원은 활발한 특강 정치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6일 경주에서 열린 국제라인스협회 부산지구 임원 연수 세미나에 초청돼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와 혁신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고, 지난 29일 부산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같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현직 의원들과 구청장, 구 의원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허남식 전 시장과 서병수 전 시장 선거를 도왔던 인사들이 합류했고,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60명 안팎의 교육계 인사와 보수 성향 직능단체 인사 등도 지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재중 전 의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부산시의원과 수영구청장 출신인 그는 전직 시구의원과 공무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자신과 연고가 깊은 향우회 인사들을 영입하는가 하면, 동국대 출신 인사들과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의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름이 밝히기 어렵지만 전직 국회의원, 각 당협 핵심 인사 상당수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박민식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지역구 인사들을 만나고,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과거 자신의 시장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모으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여러 분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조만간 캠프 구성 등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복유재중박민식 전 의원은 지지세 규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부산시장 출마 의사가 있는 이언주 전 의원은 보수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대여 투쟁과 시정 비판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여성 단체와 연대해 움직이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의정활동을 했던 만큼 자신의 최대 약점인 조직력을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와 함께 여성계, 경제계 인사 등을 만나고 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도 부산시장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의 만류와 현역의원 감점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에게 타 캠프에 가지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장제원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위상까지 위협받고 있는 부산을 흔들어 깨우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출범한 부산혁신포럼을 발족시켰다. 부산의 현재를 진단하고 부산발전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포럼에는 정··학계 전문가는 물론 청년 여성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서병수장제원 의원은 현역의원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국회의원 임기 1년도 안 돼 의원직을 중도 사퇴하는 데 대한 부담이 따르는 데다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가 실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합당 부산의원들이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현역 의원의 출마는 내로남불에 해당된다.

소통령서울시장, 하마평은 많은데 인물이

나경원, 뉴시스
나경원, 뉴시스

부산시장과 달리 서울시장은 소통령으로 불리기 때문에, 통합당으로서는 고민이 많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급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장과는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정을 맡는 만큼 국정운영에도 관여한다는 얘기다. 특히 서울시장을 지낸 인사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기 된다는 점에서 대권을 꿈꾸는 인사들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통합당 내에 서울시장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해, 권영세 의원과 김선동 김세연 김용태 나경원 박형준 오신환 이혜훈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홍정욱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거론되는 후보들이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것은 걸림돌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지역구민들에게 선택 받지 못한 이들이 서울시민 전체를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욕심이 있는 인사들이 선뜻 도전하겠다고 밝히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통합당 한 인사는 총선 책임자들과 낙선자들은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하마평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오히려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과 안철수 전 대표와 같이 대선주자급이 야권 대표로 뛰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시장직을 스스로 사퇴했고, 안 전 대표도 낙선한 전례가 있다는 문제다.

그래서일까. 당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는 말이 심상치 않게 나온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유 전 의원이지만 지역정치권에서만 이름을 알려졌고, 국정운영 등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서울시장을 거쳐 차기 대권 도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이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과 유사한 국민참여 경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예전에는 주로 당원 위주로 후보자를 뽑아 당 밖으로 확장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점점 후보를 줄여나가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후보군이 없으면 미스터트롯 방식을 통해 제3의 인물을 내세우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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