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압승을 안겨줬던 민심이 심상치 않다. 내년에 4월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 있고, 20223월과 6월에는 각각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성난 민심은 지금 선거가 치러진다면 집권 여당에 대대적 심판을 가할 기세다. 민심 이반이 심화되면서 미래통합당은 화색이 돌고 있다. 한껏 고무된 통합당은 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정책 이슈 등을 집중 부각해 대여 공세를 퍼붓고 있다. 총선 후 4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추락하고 있는 집권 여당은 하강 흐름을 멈추고 다시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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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마시는 이해찬 대표, 뉴시스

민주당, 서울 지지율 통합당에 역전대선 가상대결서도 통합당에 뒤져

지난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고 21대 국회 의석은 민주당이 176, 통합당이 103석이 됐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지 4개월이 지난 지금 민심은 여당에 이상 신호를 거듭 보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여권의 지지율 하락과 통합당의 상승이 확연하게 감지되고 있다.

민심, 집권여당 향한 경고음’ 보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 진행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2.7%포인트 하락한 35.6%, 통합당 지지도는 3.1%포인트 오른 34.8%로 나타났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0.8%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고 통합당 지지도는 창당 직후 기록(23주차·33.7%)을 상회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통합당이 37.1%를 얻어 34.9%인 민주당을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4주째 상회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1.9%포인트 떨어진 44.5%인 것으로 집계됐고, 부정 평가는 2.2%포인트 오른 51.6%였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지난 21~23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의 경우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현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49%)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37%)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민심 흐름은 대선 민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디어오늘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1일 진행한 제20대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응답(42%)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41%)을 넘어섰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민심 이반 현상은 총선 직후 윤미향 사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 민심 등이 누적되면서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정책 후폭풍이 결정타를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검찰발, 부동산발 문제들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여당 지지율 하락 위기감 확산, 거듭된 자책골

지지율 하락으로 재집권 가능성에 이상 신호가 들어오자 민주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지난 6일 전주MBC 주관 TV토론회에서 부동산 등 문제에 적절히 대응을 못해서 국민 걱정을 키웠고, 서울·부산시장의 잘못이 잇따라 도덕성에 상처가 생겼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역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도 같은 TV토론회에서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의 자세 전환이랄까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그런 자세가 부족했다면 이에 대해 사과하고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의 위기감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권이 스스로 자초한 잡음까지 표출되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상황은 더 꼬여 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 다수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을 향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지시했지만, 정작 자신이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남겨 놓고 청주 아파트를 내놓겠다고 하면서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는 서울 잠실의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이나 비싸게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남 알짜배기 주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가격을 올려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최근 임대차 3법이 전세 제도를 소멸시킬 것이라는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에 대해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권의 이 같은 자책골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한숨을 짓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공감 능력을 상실했다는 자성도 나왔다.

당 대표 후보인 박주민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준병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제 국민 감정선이나 눈높이에 좀 맞춰서 발언하시는 게 필요하긴 한다그런 부분을 좀 잘 못 읽으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와 민주당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에 대한 피해호소인명명 논란 등에 대해 민주당이 공감 능력을 좀 잃어버린 듯하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지율 상승 통합당 반색’, ‘재보선차기 대선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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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과 올해 21대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계속해서 패배하며 위축돼 있던 통합당은 지지율이 상승하자 내심 반색하면서도 일단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아직도 차이가 상당한 조사 결과도 있기 때문이라며 지지도 상승이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일종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7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 원인에 대해 이 정권에 대한 실망이 가장 클 거고 우선 정치적 구호로 내세웠던 것들이 거짓과 위선의 허구로 밝혀지고 있다두 번째로는 정책 실패로 보여진다. 탈원전이라든지 소득주도성장 또 주택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서 지금까지 한 일이 있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가 좀 더 겸손하고 국민들한테 다가가면서 또 안정감 있는 정책이나 이런 부분들을 국민들한테 더 말씀드리고 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지지율 상승 기세를 몰아 여당의 기를 완전히 꺾기 위해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꼼수 증세”, “세금 폭탄”, “전세 제도 소멸등의 주장을 펼치며 대여 공세를 퍼붓고 있다. 최근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임대차 3관련 국회 본회의 5분 연설이 화제가 되자 더욱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부 대선주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민주당의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3위로 고착화된 모습을 보이자 여당의 윤석열 때리기도 적극 방어하며 여당의 윤석열 탄압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언급하면서 여권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이른바 권언유착의혹에 대해서도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하며 대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검찰이 신속히 밝히면 좋겠지만 권력이 총동원돼서 윤석열 총장을 핍박하고 있고 수사에서도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검찰을 통해서는 제대로 밝혀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국기문란 행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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