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분석] 비트코인, 약일까 독일까…'긍·부정론' 팽팽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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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더 오른다’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열’이라는 진단과 함께 이제는 다시 팔아야 할 시점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21세기의 금(金)’으로 표현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 31만8000만 달러(약 3억5428만 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도 지난해 7월 니얼 퍼거슨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겸 하버드대 벨퍼센터 교수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면서 주권을 갖고 있다”며 “어느 나라도 비트코인 발행과 거래에 관여할 수 없다. 이것이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의 돈 풀기 정책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비트코인이 금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있어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퍼거슨 교수는 또 “올해(2020년) 금을 샀다면 비트코인보다 수익이 낮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다른 어떤 자산보다 금에 가깝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은 금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고 보완하는 수준인 것”이라며 “(사람들은) 포트폴리오의 1%는 금으로, 1%는 비트코인으로 갖고 있기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암호화폐 가치 상승” vs “일시적인 현상”

반면 가상화폐는 실물로 존재하지 않는 만큼 ‘금’에 직접 비교하기 어렵고, 여전히 돈세탁이나 불법 자금조달 등에 쓰일 수 있는 등 불완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라는 주장이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온 11년 동안 일부 위험투자자의 관심만 끌었고, 주된 투자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관적 경제 전망을 여러 차례 제기해 '닥터 둠(Doom)'이란 별명으로 잘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가치의 척도도, 지불수단도, 가치 저장 수단도 아니다"라며 "총체적인 가격 조작"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스티브 핸키 존홉킨스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최근 주식이나 금을 비롯한 여타 자산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불안정성을 가지며 투기적인 자산 그 이상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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