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폰 등 신제품 공개하고 떠나는 LG…결국은 삼성&애플 ‘패권’ 장악

LG전자가 지난 1월 2021 CES 컨퍼런스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폰 등 신제품을 공개하며 전 세계 사용자와 언론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도 시장 대응에 실패하며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다. 사진은 LG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폰의 시연 모습. [이창환 기자]
LG전자가 지난 1월 2021 CES 컨퍼런스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폰 등 신제품을 공개하며 전 세계 사용자와 언론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도 시장 대응에 실패하며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다. 사진은 LG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폰의 시연 모습.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LG전자의 휴대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인 가운데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 초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롤러블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입지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던 LG전자였다. 그런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는 전 세계 통신 관련 업계에 적잖이 충격을 가져왔다. LG전자를 제외하고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아이폰을 앞세운 미국의 애플사 사이의 불꽃 튀는 경쟁 속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기업이 누굴까. 글로벌 통신업계는 샤오미와 화웨이, 모토로라와 소니를 비롯해 전통 휴대폰 강자들이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신제품 공개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공식 철수 선언
LG 폰 빠진 자리 선점 기회 노리는 샤오미, 화웨이, 모토로라, 소니 

지난 5일 LG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31일자로 스마트폰 등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결정했다. 아울러 글로벌 판매와 마케팅도 전면 철수한다. 이를 두고 LG전자는 프리미엄 및 보급형 시장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그간 성과가 미약했다고 자평했다. 향후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 가속화와 이를 통한 사업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해 둔 종료 시일 전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들과 기존 사용자들에 대해서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는 당분간 지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업계에서 고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MC사업본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앞서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직원들의 의향과 직무역량 및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의 계열회사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 동력 6G 원천기술 확보

다만 LG전자는 질적 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와 자동차 부품 등 미래 성장 동력 강화에 나선다. “휴대폰 사업 종료”는 밝혔으나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 기술 연구 개발은 지속 이어 나간다. 오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율주행을 비롯해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글로벌 대기업인 LG전자가 비운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예상하고 있다. 저가 전략과 글로벌 유통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중국계 기업인 샤오미와 화웨이는 유력한 후보다.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나름 선방하고 있는데 다 5G 기술력에서는 뒤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의 테스트베드인 한국 시장을 다시 찾아왔다. 지난달 20만 원대의 스마트폰 홍미 노트10을 내놓고 중저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로 볼 수 있다는 풀이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기에 샤오미의 새로운 대시가 기대된다. 

화웨이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이 빠져나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5G 관련 반 화웨이 정책 이후 조금 소심해진 모습이다. 다만 바이든 정권에서 어떤 정책을 추구할지에 화웨이의 북미 진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 기자]
화웨이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이 빠져나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5G 관련 반 화웨이 정책 이후 조금 소심해진 모습이다. 다만 바이든 정권에서 어떤 정책을 추구할지에 화웨이의 북미 진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 기자]

화웨이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5G 기술력에서는 글로벌 어느 기업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지만, 미국과의 신경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을 이웃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중동 일부 유럽 국가에는 화웨이 5G 장비가 대거 투입됐으나, 미국 시장 확대를 목전에 두고 트럼프 정부 당시 안보 문제를 빌미로 글로벌 제재까지 가했다. 바이든 정권이 들어섰지만, 아직 어떤 흐름으로 갈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전통 휴대폰 강자인 모토로라의 도약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3G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지만 지금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4G와 LTE까지는 선전했으나 5G 단계를 넘지 못했다. 구글로 인수됐다가 다시 레노버로 넘어가는 난항도 겪었으나 최근 폴더블폰과 중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일본의 모바일 기업으로는 아직 소니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명맥을 잊고 있지만 시장 점유 비중이 적어 객관적 평가는 아직 이르다. 모토로라와 마찬가지로 3G 시대에는 일본의 애플로 불릴 만큼 북미시장에서도 강세를 떨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여까지 미국 유학생들 사이에 중저가 폰으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경험도 있다. 

치열한 경쟁, 결국은 삼성-애플

다만 4G, LTE 시대를 접어들며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재패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흔하지 않은 물건으로 전락해 버린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시장 등에서 고급형 프리미엄급 5G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이 외에도 LTE와 함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나타났던 구글폰, 전통 강자 가운데 하나인 핀란드 모바일 업체 노키아 등도 후보에 올라 있으나 LG전자가 빠진 공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빠진 자리를 스마트폰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더욱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가 차지하던 비중이 적지 않았던 만큼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과 애플의 공세가 치열할 것”이라며 “중하위에 있던 기업들이 당장 기술력으로 넘보기 힘든 만큼 저가 전략이나 각종 프로모션으로 도전해도 인프라와 서비스 부문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도 “LG전자가 철수한 이후 삼성와 애플이 더욱 치열하게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한 듀오폴리(2강 구도의 패권, duopoly)를 강화할 것”이라며 3위권 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1 콘퍼런스에서 야심작인 롤러블(Rollable) 폰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에 버금가는 인기를 예고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과 언론들도 세계 최초의 롤러블 폰에 대한 기대를 전했으나 불과 3개월이 채 되기 전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결국은 LG전자가 빠진 자리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절대 양강인 두 기업이 패권 장악을 위해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절대적이다. [이창환 기자]
결국은 LG전자가 빠진 자리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절대 양강인 두 기업이 패권 장악을 위해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절대적이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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