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LG전자 2차 리콜…‘배터리’ 모듈 전면 교체 

볼트EV 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일요서울이 시승했던 볼트EV 차량으로 리콜 대상과 같은 차종. [이창환 기자]
볼트EV 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일요서울이 시승했던 볼트EV 차량으로 리콜 대상과 같은 차종.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GM의 전기차 볼트 EV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GM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은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화재 발생 가능성 등의 이유로 한 번의 리콜을 적용 받은 차량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LG측과 GM 등이 선제적 리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리콜과 관련 결함 조사에서는 LG전자도 등장한다. 아울러 비용에 대한 부담을 함께 안게 됐다는 업계의 풀이가 나온다. 이미 최근 현대자동차의 코나EV 화재로 약 2만7000대 규모의 리콜을 한 바 있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훨씬 더 규모가 큰 리콜 사태에 직면했으나, 전체 차량이 아닌 제작 결함이 발견된 차량 중심의 리콜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美 NITSHA 및 LG·GM 화재 원인 조사…두 가지 ‘제조 결함’ 발견
GM, “볼트EV 충전 90% 이하”… LG엔솔, “드물게 발생하는 결함“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해 1차 리콜을 진행했으나 다시 화재가 발생한 볼트EV 차량의 문제점 및 리콜 예정 사항을 듣기 위해 한국GM을 찾았다. 한국 GM은 일요서울에 “차량 화재 가능성을 인지하고 선제적 대응으로 리콜을 결정한 것”이라며 “리콜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GM 및 LG엔솔 업계 등에 따르면 리콜을 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결정을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리콜 전에도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GM은 볼트EV 소유주들에게 화재 차단 및 예방적 차원에서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배터리 충전을 90%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2019년 리콜했던 볼트EV 또 화재

앞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미국에서 8건의 볼트EV화재가 발생한 데 대한 조사에 착수해 배터리의 화재 가능성을 인지하고 배터리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춘 바 있다. 이 때도 완충 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포착됐기 때문에 강제로 90%까지만 충전이 이뤄지도록 했다. 

후속 조치로 볼트EV 차량들에 대해 예방적으로 온보드 진단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는 주행·충전·주차 중에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이상 징후가 포착될 때 알람(Alert)을 울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것이었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차량들은 다시 100%까지 충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달 1일 미국의 한 주택에서 충전 중이던 볼트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ITSA)과 LG엔솔 그리고 GM이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화재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해당 차량은 1차 리콜을 통해 화재 예방 조치를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LG, 드문 제조 결함 이번에는 ‘모듈’ 문제

한국GM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1차 리콜 조치가 진행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함으로써 미국 NISTSA와 GM, LG 등이 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배터리 셀 내에서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결함 2가지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왜 리콜 조치를 했음에도 화재가 다시 발생하게 됐을까. 이를 두고 진행된 정밀조사에서는 차량 유형이나 드라이버의 운행패턴 및 충전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배터리를 완전 방전될 때까지 차량을 운행한 다음 급속 충전으로 완충을 하게 되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특히 배터리 셀의 모듈에 결함 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배터리 셀의 제조업체는 LG화학 자회사인 LG엔솔이지만, 모듈의 어셈블리(조립)를 담당하는 업체는 LG전자였기에 상호 간의 책임 비중을 두고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LG엔솔 측은 “배터리셀은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도 “결함이 있는 볼트EV 차량은 일부로 비용 부담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GM 측은 2차 리콜을 앞둔 볼트EV 차주들에게 사전조치 등을 담은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첫째 충전률을 90%로 설정하라고 안내했다. 완충 상태보다 화재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70마일(120km) 그래서 70마일 이하로 남은 주행거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볼트EV 차량 배터리의 완전 방전 후 재충전 과정을 통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마지막으로 차량에 충전기를 꽂아둔 채 장시간 방치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미국 등 북미나 유럽의 경우 각 가정이나 주택에 있는 차고(garage) 등에서 충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차량에 충전기를 물려둔 채 사용 전까지 방치하게 되면 완전충전 가능성이 높아서다. 

GM, 리콜 조치 전 화재 예방 조치 권고

GM은 이와 같은 화재 예방 조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를 통해 리콜 조치가 진행되기 전 추가적인 화재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후 리콜 조치는 LG엔솔 등과의 논의 이후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리콜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나 조치를 진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리콜 차량은 미국 내에서만 5만 대가 넘고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약 6만1000대에 이른다. 하지만 화재 가능성이 있는 결함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된 일부 차량만 리콜 예정인 만큼 비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LG화학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장승세 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볼트EV 화재의 경우, 배터리 모듈 제조 공정상 발생한 두 가지의 드문 결함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리콜 절차나 구체적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GM과 협의 중으로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충당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배터리 셀과 모듈화 과정에서의 결함이 화재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GM 보상에 순순하게 참여할지 그리고 참여한다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볼트EV 차량의 충전 중 모니터 모습. [이창환 기자]
볼트EV 차량의 충전 중 모니터 모습.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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