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누구냐”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
김만배·남욱 구속…검찰 수사 ‘급물살’ 탈까

대장동 사태를 둘러싼 검찰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비판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조화 행렬이 대검찰청사앞 인도에 줄지어 진열됐다. [이창환 기자]
대장동 사태를 둘러싼 검찰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비판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조화 행렬이 대검찰청사앞 인도에 줄지어 진열됐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성남시 대장동을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하면서 대검찰청사 앞 인도에 조화가 등장했다. 보수 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검찰이 미적지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앞장서 이재명 지사의 특검을 요구하고 나선 것. 

지난 2일 오후 일요서울이 찾은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대검찰청사 앞 길에는 수많은 조화들이 행렬을 이루며 진열돼 있었다.

조화에는 “대장동 특검하라” “화천대유 특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또 “그분이 누구냐” 등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언급을 두고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권순일·박영수 특검하라”는 메시지도 보였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퇴임 후 화천대유주식회사의 법률고문으로 재직하며 변호사 자격 없는 변호사로 근무한 정황이 드러나 지난 9월 고발당한 바 있으나 검찰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경우는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는 등 '로비 의혹'에 휩싸이면서 검찰이 일부 수사에도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박영수 특검이 2015년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불법 대출 사건이 불거진 당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변호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검찰청사 앞 대장동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조화 행렬 옆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이창환 기자]
대검찰청사 앞 대장동 관련 특검을 요구하는 조화 행렬 옆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이창환 기자]

검찰 꼬리자르기 지적 “검찰 못 믿겠다”

이들 조화 가운데는 “검찰 못 믿겠다” “김오수(검찰총장) 사퇴하라”는 등의 검찰 수사를 둘러싼 불신의 메시지도 포함돼 있었다. 최근 대장동 사태를 둘러싼 검찰 수사를 두고 언론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이른바 꼬리자르기 등을 지적하는 글귀로 비춰진다.

대검 앞의 이런 대규모 조화 진열은 최근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 등이 이재명 지사와 측근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 것과도 유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호승 전철협 상임대표 등은 이재명 지사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하고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 

다만 이후 공수처는 이재명 지사가 고발당한 사건이 발생하던 당시에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기에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검찰로 내려보냈다. 해당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면서 이호승 대표와 일부 시민단체는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호승 대표는 3일 일요서울과 만나 “이재명 지사는 현재 경기도지사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검찰로 이첩한 것은 수사 의지의 결여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다만 “피고발인 이재명 지사가 검찰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한다면 고발인 조사를 왜 공수처에서 진행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검찰이 해당 사안에 대해 이재명 지사로 이어지는 과정까지한 치의 의혹도 빠짐없이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은 대장동 사태를 둘러싼 핵심 인물로, 의혹의 중심에 서있던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에 대한 구속을 결정했다. 

대검찰청사 앞 조화 행렬. [이창환 기자]
대검찰청사 앞 조화 행렬에 "국민 명령이다" "특검하라"라고 적힌 문구가 눈에 보인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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