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 ‘허위 경력’‧‘수상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野 당혹
접대부 의혹 집중 공세한 秋…‘무리수’로 역풍 맞은 與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자 야당은 부담을, 여당은 무리수 공세에 따른 부작용을 떠안으며 혼돈의 대선 정국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김 씨는 그간 대선 후보의 아내로서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여권의 집중 타격 대상이 됐다. 여당 진영 측은 김 씨를 상대로 각종 의혹들을 쏟아내며 총공세를 폈다.

이에 윤 후보는 ‘배우자 리스크’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여러 인사들이 뛰어든 ‘의혹 제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김 씨에 대한 논란이 민주당에게도 타격을 입히는 독특한 상황도 전개됐다.

먼저 국민의힘은 새롭게 떠오른 김 씨 관련 논란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차례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의 열기가 사그라들기 무섭게 제기된 ‘허위 경력 의혹’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김 씨에 대한 논란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국민의힘은 김 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들을 소개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선 모습이었다. 

금태섭 국민의힘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씨와의 통화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6년 전 본인이 주관한 전시에 와서 반가웠다는 말을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일은 정말 열심히 하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채널A 뉴스에 출연해 김 씨와 잠시 만나 본 경험을 언급하며“리스크라고 불릴 만한 분은 아니었다”고 했다. 

지난 13일 중앙일보 보도에서는 윤 후보 캠프 관계자의 말을 통해 김 씨와 관련된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1주기 행사에 등판을 권한 캠프 측에 김 씨가 “정인이와 입양아들이 주목받아야 하는데 그러면 내가 주목을 받지 않겠느냐. 정인이와 입양아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며 단칼에 거절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시도’는 다음날인 지난 14일 YTN 보도로 김 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힘을 잃었다. 여기에 김 씨가 해당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돋보이려던 욕심이었고,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한 내용도 함께 보도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김 씨가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허위 경력이 아닌 ‘시기 착오’라고 해명했다. 또 결혼 이전의 일임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김 씨의 인터뷰가 도마에 오른 데 이어 윤 후보가 사간강사 채용 절차를 언급하며 “현실을 보라”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윤 후보는 이후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자세를 낮췄고, 김 씨도 사과 의향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씨가 개인적으로 언론사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 데 대해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어서 선대위에서는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 “여러 경로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했다. 공식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정”이라고 했다.

당 차원의 검증과 관리가 진행되기 전에 여러 의혹들이 밀려들면서, 국민의힘은 의혹들에 대한 확인 작업과 논란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면 김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을 걸고 넘어진 여권 인사들의 공세는 도리어 여당 측에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김 씨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근무했다는 주장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을 늘어졌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김 씨의 과거 사진과 최근 사진을 나란히 올려 비교하며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엄청 커져 있다”고 외모 품평을 했다. 이에 ‘얼평 논란’이 일자 손 전 의원은 해당 글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런 ‘무리수’에 비판이 잇따르면서, 여권 인사들의 ‘사생활 공략’은 오히려 민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갔다. 

여야 공방에 관련이 없는 범여권 정의당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남의 당 사람도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수준이 낮아도 이렇게 낮을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여당 내에서도 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일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미애 전 장관을 민주당 소속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나 싶다”고 하는 등, 여권의 과도한 공세가 역풍을 부른 모습이 나타났다.

여당이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는 김 씨를 ‘집중 공략’하면서, 김 씨를 둘러싼 논란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김 씨의 등판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김 씨의 인터뷰가 논란을 자초하고, 각종 의혹들이 추가로 제기되며 선대위 차원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모이는 분위기다.

김 씨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김 씨가 언제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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