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단에 3040 세대 대거 포진…진보 성향 단체 인사도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구성 단계에서부터 여러 잡음에 휩싸였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23일 출범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의 위원들의 임명안을 의결했다.

혁신위는 최재형 위원장을 비롯해 서정숙‧김미애‧한무경 의원, 김종혁 경제사회연구원 미디어센터장, 이건규 JCT 관리이사, 김민수 한국창업진흥협회장,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등 최고위원 추천 인사 7명과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 노용호 의원,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 정희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구혁모 경기 화성시의원, 곽향기 서울시의원 당선인 등 최 위원장 추천 인사 7명으로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 구성에선 3040세대가 대거 배치된 점, 호남 출신 인사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속 인사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최 위원장은 “당내 사정을 잘 알고 당의 개혁을 같이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당을 바라볼 분들을 모셨다”고 혁신위의 인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혁신위의 역할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앞서 혁신위는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며 당내 갈등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방선거 승리 직후 혁신위를 띄운 이준석 당대표가 혁신위에서 공천 시스템 개편을 다룰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친윤계 중진 정진석 의원은 혁신위의 ‘공천 개혁’에 의문을 표하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가 SNS 상으로 이 대표와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직격한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 대표와 충돌하며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혁신위가 당내 분란의 중심에 서면서, 정당 개혁과 쇄신을 이끌겠다는 혁신위의 의의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당 안팎의 의구심을 떨쳐내고 본래의 취지대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고, 최근 지도부 갈등 문제, 윤리위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초기에 비해 혁신위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가 많이 떨어진 면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공천 규칙은 또 바뀌지 않겠나”며 혁신위의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를 고쳐서 공천 제도를 손본다고 해도 현재의 공천 제도를 능가할 만한 제도적인 개선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결국 2024년 총선 시기에 공천을 담당할 공관위원장과 당대표의 의사와 의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개혁)안을 낸다기보다는 선거에 이기고도 혁신과 개혁을 해 나간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혁신위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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