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변수, 지난겨울의 ‘오미크론 공포’ 다시 올까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한덕수 총리. [국무조정실]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한덕수 총리. [국무조정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실내마스크 완화를 두고 정부도 고민에 휩싸였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실내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한 기준 마련에 힘을 싣던 정부였다. 하지만 어쩐지 한걸음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23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여부의 기준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하고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 고려한 방안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우세종이 될 개연성이 큰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 BN.1 의 등장이 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재감염 사례 확대되는데 신종 ‘BN.1’ 변이의 국내 확산 20% 넘어서
미국 CDC 등 예의주시…‘면역 회피력 더 높다’는 의학계 일부 주장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21일 “현재 유행 추세에 BN.1의 확산이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유효한 항체 치료제가 있고, 중증화가 증가한다는 보고는 없는 상황에서 확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BN.1 변이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은 “해외에서도 검출 속도가 상위 변이인 BA.2.75보다 44.7% 빠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면역 회피 능력도 다소 강해 코로나19 재유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해외 사례 등을 통해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BN.1 역시 오미크론 변이 가운데 하나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7월 처음으로 발견됐고 9월이 되면서 확산세를 더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인도, 호주 등 국가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으나, 지난달 5~6% 수준에 머물던 국내 확진자 비중이 이달 들어 급증했다. 방대본은 12월 둘째 주 기준, BN.1 변이의 비중이 20.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BN.1 대체 어떤 변이? 2가 백신 효과 없을까

올 3분기 코로나19 감염의 주를 이뤘던 변이는 BA.5였다. 현재 감염 상황에서도 60~70%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며 여전히 우세종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간간이 나타나던 BA.2.75로부터의 하위변이로 나타난 BA.2.75.5.1이 세력을 확대해가면서 BN.1로 재명명됐다. 

문제는 면역 회피율.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과있는 백신으로 여겨지는 2가백신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텍사스 의대 연구팀은 지난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통해 “현재의 2가 mRNA 백신이 BA.4와 BA.5 등에 대해서는 높은 중화율을 보였지만, 새로운 하위변이에 대해서는 낮은 중화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팀이 대상으로 삼은 하위 변이는 BA.2.75.2와 BQ1.1 및 XBB.1 등이다. 이 가운데 BA.2.75.2는 BN.1과 같은 BA.2.75의 하위변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19 변이의 대응을 위한 새로운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당장 정부와 방역당국은 예의주시하면서도 우선은 2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감염 사례도 늘고 있어서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로나19 재감염 비율이 15.88%에 이른다. 신규 확진자 6명 중 1명이 재감염인 셈이다. 방역당국은 지금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추가접종이라고 강조한다. 

임숙영 방대본 단장은 “미국·영국 등에서 발표된 자료에서도 2회 이상 기본접종을 하고 2가 백신으로 추가로 접종한 그룹은 기본 접종 그룹에 비해 감염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국내 예방접종 효과 분석 결과, 예방접종 횟수가 증가할수록 재감염되거나 재감염 후에 사망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중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라며 “감염 경험이 있는 분들도 2가 백신을 권장 시기에 맞춰 접종토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실내마스크 착용여부, 신중한 결정 내릴 것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실내마스크 착용 완화 관련 방대본 회의에서 “네 가지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충족되면 중대본 논의를 거쳐 (실내마스크 완화) 시행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면 일시적으로 확진자 증가 가능성도 있어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방역과 의료대응에 빈틈이 없도록 미리 살피고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대본은 이날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상황 및 시설별 위험성 등을 고려한 단계적 완화를 언급했다. 특히 안정화 및 위중증과 사망자 추세가 우선 고려 사항이다. 한 총리가 언급한 네 가지 기준은 우선 환자 발생 안정화, 그리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획득 등이다. 이를 통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또는 완화시기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한 총리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가 결정된 이후라도 의료기관 및 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는 당분간 실내마스크 착용이 유지된다. 이후 단계별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학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결정내린 기준에 BN.1 등 신규 변이의 우세종 전환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BN.1 신규 변이의 추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 CDC는 신규 변이 BN.1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CDC]
미국 CDC는 신규 변이 BN.1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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