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생물 섭취로 ‘삼중수소’ 체내 유입‧피폭 가장 위험”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응 시민네트워크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응 시민네트워크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그동안 복구수습 작업 문제 및 오염 확산 등에서 논란이 일었다면, 이번에는 보관처리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숀 버니 수석(원자력 전문가)이 최근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오염수 110만 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고 한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도쿄올림픽 문제까지 겹쳐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국제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숀 버니 수석은 또 방사성 오염수가 동해로 오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된다고도 설명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민 사회는 분노했고,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 측에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관한 정보를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린피스의 오염수 방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는 증설계획을 고려하더라도 2022년 하반기에 한계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처리 방식이 방류가 아니더라도 여러 계획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요서울은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이자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인 양이원영 운동가와 얘기를 나누면서 문제점을 짚어봤다.

오염수 저장탱크 2022년이면 가득 차···처리 방법, ‘방류만 거론되나

정부, 오염수 처리 방안 묵묵부답···도쿄올림픽후 어민 공청회 열 듯

그린피스 숀 버니 수석은 앞서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0만 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고 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은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 국가까지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라며 오염수 110만 톤을 바다에 흘려보내려면 17년에 걸쳐 물 77000만 톤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하기 때문에 바다 오염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간담회에서 오염수 110만 톤을 태평양에 방류하면 동해의 방사성 물질도 증가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했을 때 동해의 오염이 증가했다일본 해안 주변 해류가 세슘 오염수를 동중국해로 옮기면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된다동해로 오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도교전력은 지난해 오염수 정화 처리에 실패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처리된 물에서 안전치의 최대 2만 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또 최근 처음으로 2022년 여름쯤이면 오염수 저장탱크가 모두 찰 것이라고 한계 시점을 밝혔다.

숀 버니 수석의 지적을 계기로 여론이 일면서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니시나가 도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 공사를 통해 그린피스 주장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면서 일본이 원전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한국 측 언급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주일 외교단,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황을 자세히 설명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110만 톤이 넘는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일본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오염수 처리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고, 도쿄올림픽을 앞둔 상태에서 더 이상의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뉴시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뉴시스]

5개월 동안

3만 톤 늘어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일요서울에 우선 후쿠시마 원전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중에서 4개 원전이 폭발했다. 3개의 원전이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원자로 안에는 핵연료가 들어 있었다. 핵연료가 보통 100톤 안팎으로 들어있다면서 핵연료는 핵분열을 할 때 열을 많이 내기 때문에 계속 식혀 줘야 한다. (필수적으로) 냉각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핵분열이 중단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진이 발생하면서 냉각하지 못했다. 또 통의 어딘가가 부서졌다. 냉각수가 고여 있어야 하고, 전기 공급으로 순환을 시켜야하는데 어딘가가 깨져, 냉각하지 못해 사용된 핵연료가 녹아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아내린 사용 핵연료 때문에 수소가 발생했고, 건물 안에 고여 있다가 폭발했다. 차례대로 3개 원전이 폭파됐다. 그때 녹아서 뭉쳐진 핵연료가 있는데 그 핵연료가 원자로를 뚫고 바닥으로 떨어져 시멘트도 침식했다면서 “(현재는) 원자로 통 자체가 파손된 상태이기 때문에 물이 안에 고여 있을 수 없다. 물을 넣으면 계속 밖으로 샌다. 후쿠시마 부지는 지하수가 풍부한 곳이라고 한다. 하루에도 수백 톤씩 흘러들어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통에) 지하수를 계속 넣는데도 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하수를 넣은 뒤 새는 물도 다시 정화(물 추가 주입 및 냉각)해서 통에 넣는다고 한다. 방사능 오염수다. 이러한 물들이 지속적으로 오염이 돼서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양이원영 처장은 설명했다.

그는 물이 바깥으로 흘러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해안선으로 차수벽1차로 하나 치고, 부지 바로 앞으로 2차 차수벽을 쳤다. 서브드레인이라고 우물을 여러 개 뚫어서 물이 고이게 했다. 이렇게 모인 물들을 몇 백 톤씩 뽑아내서 일정 부분은 정화한 뒤 다시 원자로 쪽으로 집어넣고, 일부는 방사성 핵종들을 제거하는 처리를 해서 처리수 저장탱크에 집어넣는다면서 그렇게 해서 8년 정도 조금씩 늘어난 게 현재 한 115만 톤 정도라고 했다.

저장탱크는 137만 톤의 오염수를 저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22년이면 한계에 도달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양이원영 처장은 지난 228일까지 112만 톤이었고, 7월말까지가 115만 톤이니까 5개월 동안 3만 톤이 늘어났다. 한 달에 약 6000톤 정도인 셈이다. 1년에 약 7만 톤인 수준으로 봤을 때 2022년이면 다 찰 것이라고 말했다.

6000톤이라고 가정한다면 대략 202210월 정도면 저장탱크가 가득찰 것으로 예상된다.

인체 영향은?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시기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양이원영 처장은 도쿄올림픽 이후 어민들과 공청회 등 합의 과정을 거쳐 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어민들의 반발이 심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동해까지 오는 기간에 대해서는 쿠로시오 해류가 필리핀에서 시작해 일본, 러시아, 미국의 캘리포니아 쪽으로 적도를 둘러 한 바퀴를 도는 게 약 1~2년 정도 걸린다. 후쿠시마가 일본의 동북부 쪽이기 때문에 오염수 방류 시 한국 쪽 동해로 가로질러서 오거나, 밑으로 내려와서 유입되는 것은 굉장히 적은 양일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대부분은 쿠로시오 해류에 따라 확산하면서 흘러갈 것이라고 본다.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몇 개월도 안 돼서 캘리포니아와 알레스카 쪽에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 이후 1~2년이 지나고 동해에서 세슘의 농도가 높아진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오염수 방류 후 1~2년이 지나면 한 바퀴를 돌아서 한국 동해나, 남해 쪽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예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이원영 처장은 삼중수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삼중수소가 방사능 오염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는 방사성 물질이 환경에 있다고 하더라도 대기 중으로 흩어지거나 바다에 흩어지고, 희석되면 농도가 낮기 때문에 외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큰 영향까지는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체내피폭이다. 바다가 오염되면 바다 생물들이 오염되고,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있는 사람이 여러 먹거리를 통해서 체내피폭을 당한다면서 세슘이나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내는 감마선은 입자가 아닌 선 자체라 멀리 간다. 그러나 삼중수소가 내는 베타선은 멀리가지 못하는 대신 몸 안에 있으면 세포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또 문제는 삼중수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우리 몸에 있는 수소와 치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중수소는 우리 몸에 구성성분으로 있던 수소의 역할을 하지 못하니까 그 자체로 세포유전자 손상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고 전했다.

삼중수소의 에너지 크기는 약하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주변에 에너지가 집중돼, 주변 세포 손상을 일으킨다. 세포의 손상, 유전자의 손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면서 암과 백혈병 등 큰 질병으로 이어진다.

삼중수소 제거장치 설치비용은 상당하다. 수천억 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큰돈을 들여 삼중수소 제거장치를 설치하더라도 완벽하게 제거를 못하기 때문이다. 농도를 줄일 뿐이다.

‘123년 보관선택할까

그린피스는 도쿄전력이 도쿄올림픽이 끝난 직후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방류만 거론되는 것은 아니다. 지층 주입, 수증기로 변환 방출, 매설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양이원영 처장은 비용, 현실 가능성으로 봤을 때 ‘(장기간) 보관 후 방출이 일본 민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016년 처음 논의할 때는 제안내용으로 논의가 안 되다가 최근에 도쿄전력이 이 방안도 자기들의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채택한 것이라며 “(도쿄전력은) 올해 초 1400톤짜리 탱크에 오염수를 다 옮겨 담았다. 이 탱크는 길어야 7년이 간다. 기존에는 5년 정도 가는 탱크였다. 근데 이거를 10만 톤짜리 탱크 약 11개 이상에 옮겨 담아서 ‘123정도를 보관하는 게 그나마 비용안정성 측면에서 나은 방안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삼중수소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11.3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지진 등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로 인해서 파손되면 큰일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사태를 두고 종합적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 주류 정치 세력의 행태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따끔하게 비판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재건부흥의 상징으로 올림픽을 이용했다. 올림픽이 정치적 이용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면서 또 일본 정부는 자국민조차 오염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 기준치를 20배 올리고, 피난 구역을 해제했는데 자국민을 사지에 몰아넣는 격이다. 기민 정치인 셈이다. 후쿠시마 쪽에 있는 사람들을 포기한 것이다. 이런 행동 자체도 인권침해 요소로 봤을 때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 때문에 전 세계에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방사능 식자재를 공급하고, 오염 지역에 유입시켜서 (방사능이) 잘 통제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라며 또 방사능이 전혀 문제가 없고, 잘 극복해 나갔기 때문에 내가 정치를 잘하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표출하고 싶은 것인데 이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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