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에서 판매 중인 '대마초 향 스틱'.
네이버쇼핑에서 판매 중인 '대마초 향 스틱'.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최근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맏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액상, 캔디‧젤리형 대마를 국내에 밀반입하려다 적발되고 재벌 3세, 연예인, 해외 유학생‧여행객 등의 잇단 마약 문제가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네이버, 다음 등 유명 포털사이트 쇼핑 서비스에서 자신들이 판매 금지 품목으로 규정하는 ‘대마초 향 스틱’이 버젓이 판매 중인 것으로 일요서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쇼핑하우(카카오·다음)에서 판매 중인 '대마초 향 스틱'.
쇼핑하우(카카오·다음)에서 판매 중인 '대마초 향 스틱'.

현재 네이버쇼핑, 쇼핑하우(카카오‧다음) 등에서는 카나비스(cannabis‧대마초 / ‘마리화나’라고도 함) 향 스틱이 판매되고 있다. ‘카나비스’, ‘카나비스 스틱’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 제품이 나온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카나비스 스틱.
카나비스 스틱.

다수 판매 게시물에 따르면 카나비스 향 스틱은 인도 대마 오일을 첨가해 제작했다. 원산지는 인도이며, 품목은 생활화학제품(방향제)으로 표기돼 있다. 판매자들은 심신의 긴장을 풀어줘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판매자는 “이 향으로 혹시나 하고 상상하는 그런 효과는 볼 수 없다”고 썼다.

네이버쇼핑의 '온라인판매 금지에 대한 기준'.
네이버쇼핑의 '온라인판매 금지에 대한 기준'.

문제는 ‘대마초 향 스틱’ 판매 금지 규정을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명시했음에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쇼핑&페이 고객센터 FAQ ‘상품취급 기준 안내’를 통해 관련 규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판매 금지에 대한 기준’이라는 항목에서 “주류, 담배 및 대마(유사품 포함) 상품의 판매를 금하고 있습니다. ex) 아편 향초/대마향 스틱 등 대마 유사품”이라며 판매 금지 규정을 직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마 스틱' 키워드 검색 시 '카나비스' 키워드 검색과 동일한 제품이 나온다.
'대마 스틱' 키워드 검색 시 '카나비스' 키워드 검색과 동일한 제품이 나온다.

혹시 ‘카나비스’라는 검색어 때문일까. 네이버에서는 ‘대마’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마약류 퇴치 캠페인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대마 스틱’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카나비스’ 키워드와 동일한 대마초 향 스틱이 검색된다. 다음에서는 검색되지 않았다.

한편 대마 관련 ‘마약류관리법 위반 처벌규정’은 ‘단순투약 및 소지’, ‘매매 알선’, ‘수출입 및 제조’ 등 다수 항목이 존재하지만 ‘매매 알선’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뇌전증 등 희귀‧난치 질환 환자는 지난해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치료용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아 보건당국에 제출)하려는 경우 합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